北 또 대화공세…”정치권 통해 南정부 흔들기”

북한이 남북 국회협상 제의를 통해 대화공세를 다각화하고 있다. 남북대화에 대한 우리 정치권의 엇갈린 입장을 최대한 이용, 자신들의 ‘무(無)조건 대화’의 정당성을 확산시켜 정부를 압박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정부가 연일 실무회담에서 천안함·연평도 도발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을 확인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압박하자 이에 통일전선전술 차원의 평화공세를 통해 남한 내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조국전선)은 28일 국회협상을 제의하면서 “우리의 성의 있는 대화제의에 남조선당국은 전제조건을 앞세우며 어느 것은 되고 어느 것은 안 된다는 식의 우롱과 모독을 일삼는가하면 민간인들의 북남래왕과 접촉에 빗장을 지르고 북남관계개선과 대화를 주장하는 정당, 단체들과 각계층을 ‘친북’으로 몰아 박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 매체들도 같은 공세로 일관하고 있다. 노동신문도 이날 “아무런 전제조건 없이 아무데서 아무 때나 만나겠다는 우리의 이 제의보다 더 진정이 담긴 것이 또 어디 있겠는가”라며 조건 없는 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결국 정부의 대화조건의 문턱을 낮춰보겠다는 심산이다. 김연수 국방대 교수는 ‘데일리NK’와 통화에서 “북한이 대화공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은 최근 우리 정부가 ‘일보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는 것에 대한 불안감의 표현”이라고 해석했다.


최진욱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역시 “우리 정부가 대화에는 응하지만 강경한 입장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어 대화장에서 원칙적인 입장을 고수할 것에 우려해 사전에 분위기를 몰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군사회담을 위한 실무접촉도 진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격’조차 맞지 않는 국회협상을 제안한 것도 이 같은 해석에 힘을 싣는다.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정치권을 통해 흔들어 보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는 지적이다.


유호열 고려대 교수는 데일리NK와 통화에서 “대화공세의 외연을 넓힌 평화공세”라면서 “남한의 정치상황을 이용해 최대한 남한 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보고 통일전선 전술차원의 공세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따라서 우리 정부가 북한의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는 실무회담 전까지 북한의 대화공세는 더욱 다각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유 교수는 이어 “당장 군사회담도 진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격이 맞지 않은 최고인민회의와 국회와의 협상 제안은 결국 북한에 대한 대북지원을 왜 막나, 5.24조치 해제하라, 민간단체 대북지원 막지 말라 등의 공세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북한의 의도와 달리 우리 정부의 입장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통일부 천해성 대변인은 “상투적인 대남공세를 계속하는 것은 진정성 있는 태도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그동안 북한의 대화제의에 줄곧 ‘진정성’ 여부가 확인돼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도 지난 27일 KTV 대담에 출연 “예비회담을 통해 북한의 제의가 진정성이 있는지 이 점에 대해서 확인을 해야 된다”고 밝힌 바 있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