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또 강제구금 부인…KAL기 납북피해자 가족 “정부는 뭐하나”

황인철 1969년 ‘KAL기 납치피해자 가족회’가 지난 3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인권이사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UNWebTV 캡처

지난 1969년 납북된 대한항공(KAL) 여객기 탑승자의 가족이 정부가 국민 보호 책무를 망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KAL기 피랍자 황원 씨의 아들 황인철 씨는 21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북한은 ‘항공기 불법 납치 억제에 관한 협약’에 따라 아버지를 송환할 의무가 있다”며 “한국 정부가 북한 당국에 송환을 요구해야 하지만,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1969년 12월 11일 탑승자 51명(승객 47명, 승무원 4명)을 태우고 강릉에서 출발해 서울로 향하던 KAL 여객기를 납치했다. 이후 국내외에서 여론이 급속하게 악화되자 북한은 1970년 2월 5일 고정간첩으로 밝혀진 승객 조창희, 승무원 4명과 승객 7명을 제외한 39명을 판문점을 통해 송환했다. 황 씨의 아버지는 미송환자 11명 중 한 명이다.

황 씨는 “지난 5월에 있었던 유엔 보편적정례검토(UPR)에서 우루과이와 아이슬란드는 북한에 KAL기 납치문제를 해결할 것을 권고했었지만 우리 정부는 아무 말도 없었다”며 “이는 정부가 국민 보호의 책무를 망각하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황 씨는 이날 열리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종합감사에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해 정부의 소극적인 자세를 지적하고 자국민 보호 책임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 씨는 “정부가 KAL기 납북자 문제에 대해서 해결하려는 의지가 없어 보인다”며 “이번 국감에서 정부의 잘못에 대해 지적하고 변화를 끌어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KAL기 납북
방광혁 주유엔 북한 대표부 부대표가 유엔 자의적구금실무그룹(WGAD)을 통해 보낸 KAL기 납북자 문제에 대한 입장문. /사진=납북피해자 가족 황인철씨 제공

한편, 북한은 최근 유엔을 통해 ‘강제 구금’ 사실을 공식 부인했다.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 방광혁 부대표는 지난 8월 26일 유엔 인권이사회 산하 자의적구금실무그룹(WGAD)에 보낸 공문에서 “우리나라에는 자유 의지에 반해 강제 구금된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국제인권조사기록단체인 전환기정의워킹그룹이 지난 5월 KAL기 납북 피해자 황원 씨의 아들 황인철 씨를 대리해 유엔 자의적구금실무그룹(WGAD)에 황원 씨의 납북을 ‘자의적 구금’으로 판정해달라는 제출한 진정서를 제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북한이 공식적으로 부인한 것이다.

방 부대표는 “(황씨의) 진정서에 언급된 내용은 적대 세력들이 추구하는 판에 박힌 반공화국 정치 음모이다”며 “조선(북한)은 진정서에 언급된 황원의 사건이 정치적 목적을 위한 반공화국 책략의 일환으로, 단호히 거부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황 씨는 “KAL기 납북 사건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해결되지 않은 하이재킹 사건이다”며 “북한이 의거 입국이라고 주장하지만 제3국에서 제삼자와 자유의사를 확인하자는 제안도 거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정부가 나서 이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이야기하면 국제사회의 원칙과 질서에 따라 해결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고 있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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