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부터 진행된 북한군의 동계훈련 수준이 예년에 비해 절반 이상 강화된 것으로 우리 군당국이 평가하고 있어 주목된다.
군의 한 소식통은 31일 “북한군이 지상, 해상 및 공중에서 동계훈련을 전반적으로 강화했다”면서 “훈련 수준이 예년에 비해 50% 이상 늘어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북한 전투기들이 지난달 25일 현정부 출범 직후 최근까지 10여 차례 비무장지대(DMZ) 및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까지 남하해 우리 전투기들이 긴급 발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북한이 서해상에서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지난 28일엔 5차례나 DMZ∙NLL에 접근, 비행조치선 인근까지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전투기들이 이처럼 짧은 기간 내에 집중적으로 남하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또 황해도에 주둔 중인 북한의 815기계화군단이 정례 야외 기동훈련이 끝난 뒤인데도 이례적으로 남쪽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최근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평안남도 덕천 공군기지 등에서 이륙한 MIG-21 등 북한 전투기들이 현정부 출범 직후부터 최근까지 10여 차례나 우리가 설정한 ‘전술조치선’을 넘어 DMZ 및 NLL에 접근했다”고 말했다.
전술조치선은 북한 전투기가 이륙 후 불과 3~5분 내에 수도권에 도착하는 점을 감안, 우리 군이 DMZ∙NLL의 20~50㎞ 북쪽 상공에 가상으로 설정해 놓은 선으로, 북한 전투기가 이 선에 근접하면 우리 전투기가 즉시 발진한다.
우리 군은 중앙방공통제소(MCRC)를 통해 24시간 북한 영공을 감시하며 전투기의 출격 대기상태를 유지하면서 북한 전투기들이 전술조치선을 넘으면 대응 출격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북한의 동계훈련이 강화된 것은 일단 키리졸브 합동훈련 등 한미합동 군사훈련에 대한 대응차원으로 해석된다. 다만 최근 북한의 대남 공세가 모두 군을 통해 이뤄지고 있고, 서해 도발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시점에 북한군의 군사훈련이 강화되고 있어 더욱 주목된다.
실제 북 해군은 28일 “NLL은 유령선”이라는 담화를 발표했고, 29일에는 남북장성급군사회담 북측 단장이 남한의 김태영 합참의장의 발언을 맹비난하는 통지문을 보내 “사과하지 않으면 남북대화를 중단하겠다”고 언급하고 나섰다.
이와 관련 송대성 세종연구소 안보연구원은 ‘데일리엔케이’와의 통화에서 “최근 북한군의 움직임은 ‘이명박 정부 길들이기’를 위한 강박행위”라면서 “남한의 안보위협을 조장해 ‘남북관계의 모든 책임은 이명박 정부에 있다’는 여론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송 연구원은 “이는 얼핏 군부가 나서서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북한은 군∙정이 일치되어 있고, 모든 권한이 김정일에게 있다”면서 “매년 있어왔던 김정일의 ‘경고성’ 대남전략전술에 우리 정부가 말려들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