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도발명분 획득 위해 ‘南 귀순 강요’ 회견 내보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해 한국 해군에 나포됐다가 송환된 북한 선원들이 우리 측이 이들을 강제로 납치해 폭행하고 귀순을 강요했다고 29일 주장했다. 북한군 총참모부 대변인은 28일 남측 함정들이 북한 측 수역을 불법 침입해 총탄 50여 발을 쏴가며 어선을 나포했고 선원들을 폭행하고 귀순을 강요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북한 선원 3명은 이날 평양방송을 통해 녹음으로 방송된 평양 인민문화궁전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남측은 나포 과정에서) 쇠몽둥이를 휘두르면서 선장, 기관장을 마구 구둣발로 밟고 쓰러진 다음에는 목을 누르고 팔다리를 꺾어서 아예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잔인한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들은 남측에서 귀순을 권했다면서 “(남측의 나포는) 우리가 스스로 남조선으로 찾아오게 됐다는 것을 온 세계에 선포하며 그로 해서 우리 공화국의 영상(이미지)에 먹칠하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0일 ‘절대로 용서할 수 없는 야만행위’라는 제목으로 군대와 적십자회, 직업총동맹 간부와 주민들의 반응을 소개하는 형식으로 우리 측을 비난했다. 

특히 인민군 군관 김경호는 “지금 박근혜는 유럽 나라들을 돌아치며 그 무슨 ‘통일’이니, ‘공동번영’이니, ‘교류’니 하는 낯간지러운 수작들을 장황하게 늘어놓고 있다. “겉으로는 미소를 띄우면서 속에는 독을 품고 우리를 해치려고 발광하는 박근혜의 그 뻔한 흉심을 우리는 낱낱이 꿰뚫어보고 있다”면서 박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기도 했다. 

우리 군은 지난 27일 오후 백령도 인근 서해 NLL을 침범한 북한 어선을 나포하고 약 6시간 만에 북한으로 돌려보냈다. 당시 합동참모본부는 “북한 선박 나포는 당시 해상 여건 악화로 선원들의 안전을 고려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북한 선원들은 이런 우리 측 설명에 대해 “우리가 북으로 가겠다는 데 배에 총질을 하고 배를 막는 것이 무슨 안전 보장”이냐며 “황당한 궤변”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합참은 ‘입장자료’를 통해 “대한민국 군은 북방한계선을 불법침범한 북한 선박을 정당하고도 인도적으로 송환했다”며 “북한군 총참모부가 사실을 왜곡하면서 비난과 위협적 발언을 한 것은 극히 부적절하고 유감스런 행위”라고 반박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선원들을 내세워 남한 측 비방에 나선 것은 내부적 단결을 꾀하려는 목적이 크다고 분석했다. 또한 대북 정책에서 원칙을 내세우는 박근혜 정부를 흔들려는 의도도 내포돼 있다고 해석했다.

이에 대해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 원장은 30일 데일리NK에 “북한 주민들에게 남한이 아무런 죄도 없이 선박을 납치했다는 것을 선전·선동하고 대남 적개 의식을 고취시키는 데 활용하려는 측면이 크다”면서 “잘못이 남한 측에 있다고 선전하면서 대남 비방공세를 재개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고위 탈북자는 “6시간 만에 선원들을 송환했는데 총참모부를 내세우기도 하고 기자회견을  통해 남한을 비방하는 것을 보면 어떤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봐야 한다”면서 “비방중지 등 남북 관계 개선을 하면서 경제적 지원을 받으려는 전술이 잘 먹혀들지 않자 압박을 시도하겠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북한이 최근 미사일 발사 등으로 위협을 시도했지만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고 박 대통령이 외교 무대에서 ‘북핵 불용’ 등에 대해 국제사회와 유대를 강화하는 모습도 좋지 않게 봤을 것”이라면서 “향후에도 이런 말도 안 되는 주장으로 도발을 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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