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화제의, ‘6자재개’ 외치는 중국 지원용?

북한이 2011년 연초부터 대남 유화공세에 나서고 있다. 북한은 1일 신년 공동사설에서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밝힌 데 이어 정부·정당·단체 연합성명(5일)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가 대변인담화(8일) 등을 통해 연일 남북당국자회담을 제안했다.


북한이 신년 공동사설에 이어 일주일 동안에 두 차례나 대화재개를 제안한 것을 두고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앞선다. 특히 조평통 담화에서는 회담 날짜까지 명기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조평통은 당국간 회담뿐 아니라 적십자·금강산 회담까지 제안했다. 또 판문점 적십자 연락채널 및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의 복원 의사까지 덧붙였다. 한마디로 군사채널을 제외한 모든 대화창구를 복원하자는 주장이다.


정부는 5일 북한의 연합성명이 나올때까지만 해도 “진정성이 의심스럽다”며 평가절하 했으나, 이번 조평통 담화에 대해서는 신중한 검토에 들어간 모양새다. 일각에선 북한이 구체적인 날짜와 회담 형식까지 언급한 만큼, 우리쪽도 일정한 리액션(reaction)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 9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조평통이 북한을 대표하는 주체가 아니기 때문에 아직까지 (조평통의 제안에)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면서도 “그러나 향후 북한의 태도를 보아가면서 구체적인 대응수위를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이러한 적극적인 ‘구애’는 최근 북한 내부상황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12년 강성대국 건설 및 김정은 후계 성공을 위해 경제난 극복이 사활적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외부지원을 다시 받아들이려면 ‘모양상’ 대미·대남 관계 회복이 급선무다.


일각에선 중국이 6자회담 재개 및 국제사회의 대북 대화재개에 대한 ‘군불때기’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북한이 이에 호응해 우선 형식상 대남관계 복원에 촛점을 맞추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하고 있다.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은 7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한미 외교협회(CFR) 초청 연설에서 “(한반도 안정을 위해) 남북 양측에 냉정을 유지하고 자제를 발휘하며 대화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접촉과 대화를 통한 해결책을 적극적으로 관련 당사국들에 격려하는 것도 이런 이유”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18일부터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의 ‘6자회담 재개’ 주장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전술적 판단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또 한미일 외교안보 라인이 최근 상호 방문을 통해 대화재개 조건을 놓고 각국 입장을 조율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한미일의 정책공조를 교란시키기 위한 ‘선수(先手)’ 목적도 담긴 것으로 감지된다. 


앞서 정부 고위 당국자는 “한미일뿐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도 6자회담 재개에 앞서 남북관계가 개선되어야 한다는 점을 공동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5일 방한한 스티븐 보즈워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난 자리에서 ‘선(先) 남북관계 개선, 후(後) 6자회담 재개’ 입장을 재확인했다.


박종철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은 미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가 분명하다”면서 “중국은 북한의 대화의지를 근거로 미국에게 ‘북한의 추가도발을 막기 위해서라도 6자회담 등을 재개해야 한다’고 피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북한의 이러한 ‘도발 후 대화 제의’는 과거에도 사용되던 ‘통상적인 수법’ 임에도 불구하고, 지금 북한이 후계작업을 전개하고 있는 과정이라는 점 때문에 김정은의 역할이 새삼 주목된다.


박 선임연구위원은 “김정일이 큰 틀에서 대외정책을 결정하겠지만, 김정은도 상당부분 새로운 자신의 측근들을 중심으로 정책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이번 북한의 대화공세 방향에도 김정은의 직접적으로 관여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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