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화재개 위해 비핵화 제스처 가능성”

북한이 최근 한미가 대화재개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비핵화를 위한 9·19공동성명 이행’ 입장을 밝히는 등 대화·유화 공세를 강화하고 있어, 향후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정부는 물론 북한이 그동안 비핵화 언급을 해왔기 때문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북한의 태도 변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는 북한이 현재 천안함 사건 이후 경색된 남북관계, 미북관계 등으로 외부지원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고 김정은 후계체제 안정화를 위해 진전된 태도 변화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북한이 현재 국제사회의 고립과 화폐개혁 실패로 내부 불안 요소 증가 등으로 김정은 후계체제 안정화에 빨간불이 들어왔다”면서 “김정일은 대미·대남 관계 복원을 위해 한미가 요구하는 진정성 있는 태도 변화에 대해 일정하게 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한미가 북한의 대화공세에 말려들지 않고 원칙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도 북한의 태도에 일정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한미를 대화 테이블에 나오게 하기 위해 북한이 최근 대화공세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천안함 사건 이후 북한은 ▲김정일, 6자회담 재개 희망(8월 27일)▲북 억류 말리 곰즈 석방(8월 27일) ▲대승호 송환(9월 7일) ▲이산가족 상봉 제의(9월 11일) ▲김계관, 9·19공동성명 이행(10월 15일) ▲ 남북 적십자회담 예정(10월 26일) 등의 유화 공세를 벌이고 있다.


여기에다 최근 북한 매체들도 남북관계 복원을 통해 대화를 해야 한다는 대남 유화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16일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전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한 6자회담 9·19공동성명을 이행하려는 우리의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힌데 이어 이날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도 북한의 ‘화해 공세’에 남한이 응해야 한다는 취지의 기사를 보도했다. 


노동신문도 19일 한미연합공중전훈련(10월 15일 실시) 관련 논평에서 이러한 훈련이 남북관계개선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논평과 22일에는 남북관계개선은 평화통일의 결정적 요인이라는 논설을 실었다.


따라서 향후 북한의 이러한 대화공세가 한미가 요구하고 있는 구체적인 행동변화로 이어질지 국제사회에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최근 북한이 처한 상황에서 일정한 태도 변화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보다는 현재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미봉책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북한이 한미를 설득하고 중국의 지원을 얻기 위해 구체적인 행동 변화를 보일 가능성도 있지만 궁극적인 비핵화에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연수 국방대 교수는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북한으로서 김정은 후계체제가 수면위로 등장한 만큼 한미와 중국에게 성의 있는 태도 변화를 보일 필요가 있다”면서 “북한이 취할 수 있는 성의 있는 조치는 많지 않지만 한미를 설득하기 위해 ‘국제원자력기구 사찰단을 받아드리는 대신에 북미 접촉을 하자’라는 대화 공세를 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김 교수는 “북한은 핵보유국 인정을 받아 체제 유지와 김정은 후계체제 안정화를 국가전략으로 취하고 있기 때문에 궁극적인 비핵화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북 소식통은 “핵보유국으로서의 지위를 얻기 위한 것과 비핵화라는 제스처를 통해 최대한 이익을 얻는 것 등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김정일은 전략적인 판단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