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화의지 밝혀…관련국 해석 ‘온도차’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국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특사인 다이빙궈(戴秉國) 외교담당 국무위원을 만나 ‘양자대화와 다자대화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천명했지만 이에 대한 핵심 관련국들의 반응이 미묘하게 엇갈리고 있다.

북한, 또는 북핵에 대한 각국의 이해관계가 다르고 향후 북핵 국면의 전망에 대한 시각이 다르다는 점을 상징적으로 말해주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가장 반기며 적극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쪽은 물론 중국이다.

후진타오 주석의 특사를 만난 자리에서 김 위원장이 ‘대화의지’를 천명한 모멘텀을 살려보겠다는 의중이 엿보인다.

현재까지 중국은 공식적인 정부의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베이징(北京)의 분위기는 ‘대화와 협상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환영하는 쪽이다.

다이빙궈 특사의 방북 목표가 성사됐음을 과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중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조만간 성사될 북미 회담의 결과에 따라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반면 한국과 미국은 아직 신중한 반응이다.

김 위원장의 정확한 발언 내용이 공식 확인되지 않은데다 어떤 맥락에서 나온 언급인지 아직 모른다는 판단 때문이다.

양국 당국자들도 김 위원장이 언급한 양자 대화가 최근 추진되고 있는 북.미간 대화를 의미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한다. 북한은 이미 스티븐 보즈워스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을 초청해놓은 상태며 미국은 조만간 양자대화의 시기와 방식 등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문제는 김 위원장이 말한 ‘다자대화’의 정확한 의미다. 양국 당국자들은 김 위원장이 중국 특사 앞에서 6자회담을 적시하지 않은 ‘계산’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는 기색이다.

미 정부 관계자는 중국 매체를 통해 평양발 소식이 전해진 직후 “아직 중국측으로부터 다이빙궈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의 방북 결과를 전해듣지 못했다”면서 “디브리핑을 받은 뒤에나 정확한 의미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고, 우리 정부 당국자들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정부 고위 소식통은 19일 “‘다자’가 곧 ‘6자’는 아니니 크게 의미부여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한 뒤 “(북한은) 6자회담은 안 한다고 명확히 얘기해왔고, 아직 복귀한다는 소리도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다만 한미 양국 사이에도 미묘한 차이가 엿보인다는게 외교가의 시각이다.

미국은 일단 중국의 중재 행보에 기대섞인 전망을 하며 북한과의 양자대화를 대비하는 듯하지만 한국은 ‘북한의 전술에 말릴 수 있다’며 가급적 관련국들의 신중한 행보를 독려하려는 분위기가 강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자칫 다른 나라들이 김 위원장의 발언을 적극 해석하는데 한국만 소극적인 입장을 견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한국정부가 남북관계 진전을 위한 조건처럼 설정해놓은 ‘선(先) 비핵화’ 정책이 급변하는 국면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지속될 수 있을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외교소식통은 “다이빙궈 특사가 귀국한 이후 관련국들에 정확한 평양 소식을 전해준 이후 관련국들의 행보가 빨라질 것”이라면서 “특히 각국의 미묘한 시각차가 국면의 전환기에 접어들수록 커질 수 있으며, 이에 따른 미묘한 공조의 균열 등이 생길 소지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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