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화모색 왜?…”강성대국 用 경제지원 시급”

북한이 대화국면 조성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북한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기점으로 태도를 돌변한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23일 남북 외교장관 비공개 회동은 시종일관 ‘부드러운’ 분위기가 연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분위기는 미·북 대화로 이어졌다. 미국은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을 전격 초청했다. 남-북, 미-북 대화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셈이다.


대북 전문가들은 이 같은 배경에는 북한이 처한 대내외 환경이 반영됐다고 지적했다. 2012년 강성대국 건설을 앞두고 경제난과 국제적 고립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 따른 북한의 절박함이 내포해 있다는 것이다.  


단절된 남북·미북간 관계개선을 위한 제스처를 보여 이미지 쇄신에 나서는 동시에 경제적 지원을 이끌어내 내부불만을 다독이고, 나아가 후계체제 안정까지 일거에 해결하려는 행보라는 분석이다.


이춘근 한국경제연구원 외교안보연구실장은 데일리NK와 통화에서 “북한은 항상 겉만 바뀐다. 특별한 의도가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식량이 부족해서 한국과 미국에 대화를 요청하는 것 뿐”이라고 주장했다.


박영호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도 “내년은 강성대국의 문에 들어서는 해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자원 수급이 필수적”이라면서 “이 같은 상황에서 주민들에게 물질적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고 인식했을 것이다. 때문에 기존의 강경대응은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북한은 중국와의 경협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도 인정한 3단계 대화 방안을 수용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중국의 제안을 받아들였다는 어필도 필요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북한의 ‘화전양면 전술’을 버린 것은 아니다”라고 내다봤다.


특히 전문가들은 북한의 대화국면 조성이 남북관계 개선으로 이어질 것인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만난 것하고 남북관계 경색이 풀리는 것은 다른 문제”라며 “(남북 비핵화 회담은) 미북대화로 가기 위한 일종의 ‘이벤트’에 불과하다. 미국과의 대화는 대화이고, 우리를 계속 압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성한 고려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는 북한의 대화국면 조성은 천안함·연평도 책임론에 대한 ‘물타기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북한은 남북 외교장관 간의 회동을 공식적인 남북대화로 설정했고, 이 회동에서 남측은 천안함·연평도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이 상황은 북한에 바람직한 국면을 조성해줬다”면서 “이는 자연스럽게 북-미 대화까지 이어졌다. 북한의 목표는 ‘천안함·연평도 물타기’와 ‘미국과의 대화였다'”고 주장했다.


이 실장도 “대화국면을 남북관계 개선의 분위기 형성으로 봐서는 안 된다”면서 “천안함·연평도 사건을 무마하기 위한 술책으로 봐도 무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조선일보의 일본과 러시아를 제외한 북한의 ‘4자회담 제안’ 보도에 대해서 김 교수는 “일종의 기만전술로 본다. 6자회담을 대체하는 4자회담은 ‘비핵화’라는 성격이 흐려질 수 있기 때문에 부적절하다”면서 “러시아와 일본도 비핵화에 대한 나름의 역할이 있기 때문에 그들을 배제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평가했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