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학입시 뇌물수수 뿌리뽑겠다” 그 이유가…

북한이 지난달 25일 개최된 최고인민회의에서 ‘전면적 12년 의무교육’을 발표한 데 이어 1990년대 이후 만연해온 대학 입학 과정의 뇌물 수수 관행을 바로잡기 위한 대책을 준비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8일 데일리NK와 통화에서 “그동안 자식이 좋은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대학에 어느 정도 뇌물을 내야 하는 것이 관행처럼 돼있었는데, 이 문제가 최고인민회의에서 검토될 정도로 큰 문제가 됐다”면서 “당국에서는 교육 비리를 바로 잡기 위해 뇌물을 받은 대학이나 교육 간부들에 대한 검열과 처벌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이번 최고인민회의가 끝난 후 결과 발표에서도 “각급 인민보안, 검찰기관들은 학교를 비롯한 교육기관, 교육과학 연구기관들에 사회적 과제를 망탕 주어 교육사업과 과학연구사업에 지장을 주는 현상과 강한 법적투쟁을 벌린다”고 명시적으로 밝힌 바 있다.


북한의 이와 같은 결정은 그동안 간부집 자녀들과 대학 사이에 입학증을 사고 파는 행위가 만연돼 있는 것이 전반적인 인재의 질을 하향시키고 국가발전을 저해한다고 판단, 강도 높은 쇄신작업에 나설 것으로 전망됐다.  


북한에서 대학 입학은 원칙적으로 학력 기준이다. 공부를 잘하면 출신성분이 문제되지 않으며 원하는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돈 있는 간부집 자식들이 뇌물을 주고 김일성종합대학과 김책공업종합대학에 입학하는 사례가 부지기수였다. 김일성종합대학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5천 달러가 든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돌았다. 


북한 당국은 또 졸업증을 사고 파는 행위도 엄격히 통제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교수들은 졸업학기에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뇌물을 바쳐야만 졸업이 가능할 것처럼 압박하는 경우가 많다. 신망을 중시했던 대학 교수들도 1990년대 중반 식량난 이후로는 뇌물을 받는 것이 관행이 됐다.


북한 당국의 뇌물 단속 의지가 현실화 될지는 의문이다. 사회전반적으로 부패 현상이 만연해 있는 상황에서 교육계만 이를 정화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일시적으로 뇌물이 줄지라도 단속이 줄면 다시 부패가 만연할 가능성이 크다. 


주민들은 “대학 교수들뿐만 아니라 작은 마을 소학교 교사까지 학생들이 바치는 뇌물로 먹고 살고 있다”면서 “교수들만 단속해서 될 일이 아니다. 그나마 올해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들만이라도 뇌물 걱정을 던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