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포동2호 발사 움직임…노림수는?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대포동 2호 미사일을 발사하려는 정황을 포착하고 북한의 추가 행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본토 타격이 가능한 대포동 2호 미사일 운반 정황이 드러나자 전문가들은 한반도 내 긴장을 고조시켜 미국 오바마 행정부의 관심을 끌어내기 위한 행보라고 분석했다. 미국 신정부와의 북핵협상을 앞두고 미사일 능력까지 과시해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지난달 17일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이 발표한 ‘대남 전면대결태세 진입’ 성명과 30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의 ‘정치군사합의 전면 무효화’ 성명에 이은 ‘대남 위협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송대성 세종연구소장은 “한반도 내 위기를 조성해 대내적 결집과 남한 내 ‘남남갈등’을 심화시켜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전환시키면서 나아가 실질적인 행동으로 오바마 행정부의 관심을 끌어 직접대화에 나서도록 하기 위한 다목적 수단으로 읽혀진다”고 해석했다.

송 소장은 “이미 예고한대로 NLL침범을 비롯해 미사일 발사 가능성도 충분히 예상된다”면서 “직접적인 공격수단으로서보다는 2006년처럼 긴장을 고조시키는 위협용 실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우 국방연구원 부원장은 “그동안 북한은 대남전략에서는 ‘공포조성’, 대미전략에선 기대감을 보여 왔다”면서 “미사일 카드는 대미 협박카드보다는 한반도 긴장유지용일 것”이라고 말했다.

대포동 2호 미사일은 사정거리가 4천300km∼6천km에 달해 미국 본토가 사정거리에 들어오기 때문에 오바마 행정부에게 실질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산케이 신문도 “미사일 발사는 빠르면 1~2달 후쯤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번 미사일은 대포동 2호의 개량형일 가능성이 커 사정거리가 1만km 정도 되면서 미국 본토도 사정권에 들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북한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건설한 미사일 기지는 기존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에 있는 기지보다 규모가 커 인공위성도 발사할 수 있을 것으로 정보당국은 평가하고 있다.

이상희 국방장관도 지난해 11월 국회 대정부질의 답변에서 “대포동 기지보다 좀 더 규모가 큰 미사일이나 위성발사체를 발사할 수 있는 기지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연수 국방대학교 교수는 “서해안 지역에 새로운 미사일 기지가 건설됐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기존의 시설보다 좀 더 개량된 현대화 시설일 가능성이 커 북한의 미사일 개발 능력이 향상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따라서 대량살상무기에 관심이 많은 오바마 행정부에 직접적인 관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지난 2006년 7월에도 대포동 2호 미사일 발사시험을 통해 미국을 협상장에 나오게 했다.

북한이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한다면 북핵협상 판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북핵 6자회담에서 핵무기의 이동수단임에도 거의 다뤄지지 않았던 미사일 이슈가 크게 부각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 부원장은 “장거리 미사일에 핵을 탑재할 수 있다는 능력을 과시해 북핵 6자회담에서 핵보유국 지위를 유지하면서 협상을 하려고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교수는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보여 한반도 상황을 불안정하게 조성해 미국의 관심을 끄는 것”이라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개량됐다면 미국에 실질적인 위협이 될 것이고 이란·시리아 등의 중동의 이전 가능성까지 우려돼 미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등도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