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테러 비협력국 재지정 파장일까

북한이 21일 또다시 무기수출통제법에 따른 테러방지 노력 비협력국에 지정됐다.

존 네그로폰테 국무부 부장관은 이날 “북한이 이란, 시리아, 베네수엘라, 쿠바와 함께 무기수출통제법 제40조 A항에 따른 테러방지 노력 비협력국으로 지정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 4월말 2006년 국무부 테러보고서에서 테러지원국에 북한과 이란, 쿠바, 시리아, 수단 등이 재지정됐음을 감안하면 수단과 베네수엘라가 자리바꿈한 셈이다.

이로써 조지 부시 행정부가 북한의 조기 핵폐기를 견인하기 위해 연내 기술적으로 어려운 테러지원국 명단 해제는 못해 주더라도 테러방지 활동에 비협조적인 국가들 명단에서는 빼줄 가능성이 있다는 일각의 관측은 일단 빗나갔다.

그간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지난달 27일 부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간 정상회담에서 납북자 문제 해결은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시키는 데 필요한 전제조건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힌 터여서 기대가 적지 않았던게 사실이다.

더욱이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도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한 올해 미 국무부의 테러보고서를 긍정 평가했던 분위기를 감안하면 북미관계에 좋지않은 파장을 가져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시 조선신보는 “4월말 발표된 미 국무부의 ‘2006년도 테러 연차보고’는 조선을 테러지원국 지정에서 해제하지는 않았으나 ‘지정 해제의 작업개시’에 쌍방이 합의한 사실을 명기했다”며 강한 기대감을 표출했었다.

때문에 일각에선 북한이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의 북한자금 2천500만달러의 송금 문제를 이유로 2.13 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있는데 대한 실망감의 발로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아닌게 아니라 그간 존 볼턴 전 유엔대사 등 보수강경 네오콘(신보수주의)들과 민주당 주도의 의회주변에선 부시 행정부가 강경일변도 대북 정책을 유화적으로 급선회한데 대한 불만이 적지 않았다.

워싱턴 정가 일각에서는 라이스 장관과 북핵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의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관측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 내부 사정에 밝은 소식통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번 발표와 북한의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 가능성 문제와는 전혀 별개”라고 주장했다.

이 소식통은 또 “미 국무부가 북한을 테러방지 노력 비협력국으로 지정했지만 적극적으로 했다기 보다는 할 수 없이 했을 공산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를테면 4월 테러지원국 명단 발표→5월 테러방지 노력 비협력국 명단 발표라는 국무부의 정례적 일정에 따른 것이지 일부러 이 문제를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없었다는 것이다.

다른 고위관계자도 “이번 발표가 북한을 의도적으로 압박할 목적은 아닌게 확실하다”면서 “국무부의 정례적인 일정에 따라 자동적으로 발표한 측면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백악관은 어떻게 해서든 북한을 설득해 2.13 베이징 합의를 이행시키려는 의지가 확고하다”면서 “행정적 절차에 따른 것으로 보는게 옳다”고 지적했다.

결국 이번 발표는 연례적으로 이뤄지는 행정적 절차일 뿐 북한을 자극하거나 압박하려는 의도가 깔린 게 아니라는데 의견이 모아진다.

다만 북한이 이번 조치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북핵 6자회담에 어떤 영향을 줄 지는 별개의 문제라고 한 전문가는 지적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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