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응조치 `변화’ 눈길

북한이 유엔주재 상임대표 이름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에게 보낸 편지는 지난 4월과 6월 안보리 의장성명과 대북 제재결의 1874호에 반발해 내놓은 외무성 성명 등을 통해 밝힌 “자위적 조치”들을 되풀이 한 것이나 당시는 ‘착수’를 말했다면 이번엔 ‘완료’를 주장하는 변화를 보였다.

당시 북한 외무성은 폐연료봉의 재처리와 추출되는 플루토늄의 전량 무기화 방침을 선언했고 경수로발전소의 핵연료 확보를 구실로 우라늄 농축작업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었는데 이번 편지는 이를 실행해 ‘성공’을 거두고 마무리 단계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특히 ‘우라늄 농축시험의 성공’ 주장은 플루토늄을 이용한 핵무기 개발은 이미 2006년과 지난 5월 핵실험을 통해 ‘입증’한 상황에서 이보다 검증이 어려운 우라늄 농축이라는 카드의 극대화로 미국을 압박하려는 것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그가 속한 민주당은 부시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 북한과 대화를 기피함으로써 허송세월로 북한의 핵무기고를 늘려주는 결과만 초래했다고 비판해왔다.

북한의 이번 편지는 오바마 대통령의 이러한 주장을 역이용해, 오바마 대통령도 부시 전 대통령처럼 자신들과 대화를 피함으로써 자신들의 핵무기고가 증대하는 결과를 빚고 있다는 식으로 오바마 대통령을 압박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이 이렇게 대미 압박을 가하면서도 수개월전 언급했던 ‘자위적 조치들’중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에 대해선 이번 편지를 포함해 지난 6월 이후 언급하지 않아 눈길을 끈다.

북한은 자신들의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한 안보리 의장성명 발표 후 4월29일자 내놓은 외무성 성명에서 자위적 조치들에 “ICBM 발사시험이 포함될 것”이라고 명시했으나, 그 이후 한국과 미국 등의 언론이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움직임에 관해 보도할 때는 “있지도 않은” ICBM 발사설이라고 반박했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미국이 ‘6자회담 내’라는 조건을 붙이기는 하지만 북미 양자대화를 거론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가장 우려하는 핵미사일의 `운반체’ 문제를 언급하지 않음으로써 북한이 지나친 대미 자극을 피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제기하고 있다.

북한 스스로도 장거리 로켓 발사가 지난 4월처럼 또 다시 실패할 경우의 위험 부담도 있다.

그러나 북한은 이번 편지에서 “지금의 사태(제재)를 지속시킨다면 우리는 이미 표명한대로 또 다른 자위적인 강경대응 조치들을 취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밝힌 만큼 당초 위협수단으로 삼았던 ICBM의 시험발사 가능성을 완전 배제할 수는 없다.

‘또 다른 자위적인 강경대응 조치들’과 관련, 장용석 평화문제연구소 연구실장은 “우라늄 농축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기 때문에 그동안 실험단계에서 확보한 기술로 대규모 우라늄 농축공장 건설을 추진할 수도 있다”며 “5㎿ 원자로를 다시 손봐서 플루토늄 생산을 늘리겠다고 할 수 있고, 4월 발사했던 ICBM을 추가 발사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북한의 편지는 한편 “우리는 우리 공화국의 자주권과 평화적 발전권을 난폭하게 유린하는 데 이용된 6자회담 구도를 반대한 것이지 조선반도 비핵화와 세계의 비핵화 그 자체를 부정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지난 4월 외무성 성명에서 6자회담에 “다시는 절대 참가하지 않을 것”이고 말하고 6월 외무성 성명에선 “이제 와서 핵포기란 절대로, 철두철미 있을 수 없는 일”이 됐다고 주장한 것과는 어조에서 차이가 난다.

한 대북 소식통은 “북한이 6자회담을 안하겠다고 했지만 반드시 안한다는 것은 아니며 과거 형태의 6자회담은 안한다는 것”이라면서 “새로운 의제와 새로운 틀거리를 만든 6자회담이라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 북한 전문가는 “이미 시작된 북한 핵 재처리 과정 등을 감안하면 10월께 기술적 일정이 끝날 것으로 보인다”며 “그때쯤에는 대화를 위한 환경이 조성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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