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외개방 언급없이 ‘자력갱생’ 다시 강조

북한은 1일 발표한 노동신문 조선인민군 청년전위 등 당군청년조직 기관지의 공동사설에서 올해 경제목표를 ‘경공업 발전을 통한 인민생활 향상’으로 내세웠다.


경제분야와 관련 이번 공동사설의 특징은 지난해 목표였던 ‘농업 및 경공업 발전을 통한 인민생활 향상’이라는 맥락이 대동소이하게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화폐개혁 후유증으로 지난 1년 동안 몸살을 앓았던 북한 경제의 현실을 고려해 국가주도형 경제 전략보다 개별 공장들의 상대적 자율성에 의존하는 전략으로 후퇴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공동사설은 지난해 경제정책에 대해 “강성대국 건설을 위한 우리 당의 전략은 가장 과학적이며 현실적인 전략”이라고 자평하면서도 구체적 이행정도에 대한 평가는 대부분 생략했다.


지난해 공동사설에서 제기된 경제전략은 ‘금속 전력 석탄 철도운송 부문등 4대선행 부문의 발전을 밑천으로 경공업과 농업을 동시에 발전시킨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평양 10만호 살림집 건설 및 무상치료무상교육 등 인민 복리분야 사업에도 역점을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었다.


그러나 농업부문, 전력부문 등은 지난해 성과에 대한 평가가 아예 생략됐다. 또한 ‘경제조직사업의 혁명적 개선’ 및 ‘사회주의경획경제의 우월성 확대’ 등을 주문했던 점에 대한 평가도 나오지 않았다. 화폐개혁, 시장폐쇄, 외화사용통제 등 사(私)경제 통제정책이 주민들의 반발로 번번히 실패했던 점을 의식해 언급 자체를 회피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결국 이번 공동사설은 “빠른 시일에 인민생활을 비약적으로 높일 수 있는 길이 확고히 열렸다”는 자화자찬식 논조로 지난해 경제분야를 총평하며, ‘올해에 다시한번 경공업에 박차를 가하여 인민생활향상과 강성대국 건설에서 결정적 전환을 일으키자’는 식의 구호를 다시 제기했다.


공동사설은 올해 경제 과제를 “경공업은 올해 총공격전의 주공전선”이라는 총론적 목표를 제시하며,  ▲경공업 생산력 정상화 ▲인민소비품 생산의 과학화 및 현대화 ▲지방공업의 생산력 확대 ▲ 경공업에 대한 전국가적 관심 고양 ▲석탄 전력 금속 철도 등 4대선행 부문의 발전 등을 제시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공동사설이 “경공업 혁명에서 생활력을 나타내고 있는 8월 3일 인민소비품생산운동을 더욱 힘있게 벌리며 가능한 모든 단위들에서 생활필수품생산을 부쩍 늘여야 한다”면서 ‘8·3생산제’의 확대를 요구하고 나선 점이다.


8·3생산제란 1984년 8월3일 김일성의 교시에서 시작된 것으로, 각 공장들이 국가지정 생산품을 생산하고 남은 유휴자제를 이용해 주민용 생필품을 생산하토록 하는 제도다. 그동안 북한의 각 공장들은 8.3생산품들을 시장에 유통시킴으로써 노동자들에 대한 임금 및 식량배급, 공장 가동을 위한 최소한의 원료 확보 등에 필요한 비용을 충당해왔다.


공동사설의 ‘8·3생산제’ 공식 언급은 지난해 중반까지 ‘중앙 주도’의 기조를 고수해왔던 북한 지도부의 경제방침이 부분적으로 수정된 것 이라는 분석을 낳고 있다. 


8·3생산 방식은 생산품목을 각급 공장 스스로 결정함과 동시에 이를 통해 얻는 이윤에 대한 처분 권한까지 각급 공장이 갖는 다는 점에서 일선 생산단위의 ‘자율성’이 어느정도 증대된다. 화폐개혁의 후유증을 조속히 극복하고 김정은 후계 작업에 필요한 민심을 얻기 위한 북한 지도부의 ‘고육책’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공동사설은 이 외에도 “농업전선은 인민생활문제 해결의 생명선”이라면서 ▲당의 농업방침 관철 및 선진영농방법 적극 수용 ▲정보(町步)당 수확고 증대 ▲모든 단위에서 농촌지원 확대 등의 수행과제를 제시했다. 또 건설사업 분야에서는 희천발전소, 흥남가스화대상, 평양시 10만호 주택 등에 대한 건설을 최대한 다그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술분야에서는 정보기술, 나노기술, 생물공학과 같은 첨단분야를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것을 다짐했다.


공동사설은 경제분야 말미에 ‘자력갱생의 원칙’을 새삼 강조했으나, 지난해까지 통상적으로 제시해왔던 대외 시장개척 및 무역확대 등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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