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승호’ 장기화로 MB대북정책 고립 노려”

지난 8일 나포된 ‘대승호’ 송환문제를 놓고 북한이 어떠한 조치를 취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가 조속 송환을 촉구하는 대북통지문을 11일 보낸 만큼 ‘공’은 북한에 넘어갔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7월 동해상에서 나포한 ‘연안호’를 한 달 동안 억류했다가 인도적 차원에서 송환했지만, ‘대승호’ 문제는 천안함 대응조치에 따른 남북관계가 악화로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가 이날 대응조치가 미온적이라는 비판을 고려해 대한적십자사 명의로 송환을 촉구하는 통지문을 보냈지만, 최근 해안포 발사로 남북간 군사적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 올린 북한이 대승호 송환에 협조적으로 나올지는 미지수다.


또한 남북이 천안함 이후 악화된 남북관계 기류 속에서 향후 주도권을 위해 서로 ‘기싸움’을 벌이는 모양새여서 이 같은 우려는 더욱 고조되는 분위기다. 아직까지 북한이 대승호 문제에 대해 이렇다 할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도 조기송환 가능성은 어둡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한미 연합훈련 등에 대해 북한이 ‘물리적 타격’ ‘보복 성전’ 등을 언급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고, 오는 16∼26일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과 내달 서해상 한미연합훈련 등이 예정돼 있어 ‘대승호 조기송환’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일단 북한은 천안함 사건으로 한미를 비롯해 국제사회에서 전방위 압박을 받고 있는 만큼 대승호를 일종의 ‘국면전환용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남한의 대북 강경책 전환과 ‘제재국면’ 돌파구 마련을 위해 ‘대승호 카드’를 활용할 유인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대승호 나포가 북한의 해안포 사격에 대한 대응조치에 직간접적인 영향도 미쳤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이 9일 서해상에서 해안포 117발을 발사한 것에 대해 대응사격을 하지 않는 등 미온적 대응을 한 것은 대승호 송환에 있어 맞대응은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정부 안팎의 판단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또한 군은 이번 도발에 대한 대응조치로 대북 심리전을 고려중이지만 대승호 나포로 인해 보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이날 “대북 심리전 재개를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북한군의 동향에 특이사항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지는 않아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박영호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11일 데일리NK와 통화에서 “이번 대승호 나포가 북한으로서 현 국면을 완전히 전환시킬 수 있는 카드로는 볼 수는 없다”면서도 “그러나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이번 사건을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박 연구위원은 이어 “현 상황이 과거와 다르기 때문에 북한으로서 이번 대승호 사건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향후 송환문제가 장기화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장철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도 “북한은 대승호 선원 송환을 장기화시키므로 써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고립시키려고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환문제를 장기화시켜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남한 내 비판기류를 형성할 것이란 관측이다.


오경섭 세종연구소 연구위원도 “천안함 사건 이후 북한이 수세에 몰린 상황에서 대승호 선원들을 곧바로 돌려보내지 않을 유인이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반면, 일각에서는 북한이 대승호 송환을 장기화시키기보다는 조기 송환해 남한에 조성된 대북 강경 여론을 환기시키는 데 활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최진욱 남북협력연구센터 소장은 “북한이 남한의 여론을 북한에 우호적으로 전환시키려고 대승호 선원을 조기에 송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 연구위원도 “남한과 미국이 긴장을 조성하고 있다고 재차 비판하면서 북한은 인도적 견지에서 송환한다는 프로파간다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