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선 고려해 노수희 귀환 권유했을 것”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노수희 부의장이 무단 방북한 지 104일째를 맞는 이달 5일 귀환할 예정이다. 지난 100여일 동안 노 부의장의 행적은 거의 빠짐없이 북한 노동신문과 조선중안통신 등 북한 주요 매체를 통해 공개됐다.


그는 김일성·김정일 우상화 유적지를 비롯, 북한 체제 선전에 있어서 주되게 활용되는 기관과 시설들을 둘러봤고 이에 감탄하는 노 부의장의 모습은 북한 매체에 의해 여과 없이 전해졌다.


김정일 사망 100일인 지난 3월 24일 방북한 이후 그는 김일성의 생가인 만경대를 찾아 방명록에 ‘국상 중에도 반인륜적 만행을 자행한 이명박 정권…’이라는 북한의 입장을 그대로 적기도 했으며, 김정일의 초상화 앞에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고 적힌 조화를 놓은 장면이 조선중앙통신에 전해지기도 했다.


또 그는 김 씨 3부자를 우상화한 사적지, 각종 시설·명승지를 둘러보며 북한의 대남 비난과 체제 선전에 활용되는 행보를 보였다. 이어 김일성 부자가 생전에 사회주의 국가 등지에서 받은 선물을 전시해 놓은 ‘국제친선전람관’이 있는 묘향산 지구, 3대혁명 전시관 등을 방문했다. 특히 북한 미녀와 함께 금강산·중앙식물원 등 각종 명승지를 여유롭게 거니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북한은 지상낙원’이라는 이미지까지 연출했다.


귀환을 이틀 앞둔 3일 노동신문에도 그는 소개됐다. 그는 평양 창전거리 곳곳을 참관했다면서 “평양창전소학교와 창전거리의 살림집, 경상탁아소, 경상유치원 등을 참관하고 특히 소학교가 새 세기의 요구에 맞데 현대적으로 건설된데 대한 해설을 들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러한 노 부의장의 행적에 대해 전문가들은 북한 체제 선전 수단으로 철저하게 이용, 국익에 배치되는 방북이었다고 평가했다. 


김연수 국방대 교수는 데일리NK에 “노 부의장은 김정은 체제가 공식적으로 출범하기 전인 당대표자회 직전 방북해 김정은을 지지하는 남한의 축하사절이 돼버렸다”면서 “노 부의장은 김정은 체제의 안정화가 절실한 시점에서 김정은의 정통성을 제고하는 선전수단으로 활용됐다”고 지적했다.


북한을 경험한 탈북자들의 노 부의장에 대한 비판은 거셌다. 북한의 체제 선전에 이용만 당했다며 “아예 북한에서 살아라”는 지적도 나온다.


탈북자 황광호 씨는 “종북주의자들이 북한에서 살아봐도 그런 이야기를 할지 궁금하다”면서 “기본적인 인권조차 보장되지 않은 북한 체제는 미화하고 오히려 남한을 비판하는 노 부의장은 돌아와서는 안 된다”고 일갈했다. 오순호씨도 “제대로 정신이 있는 사람이라면 김일성과 김정일을 찬양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노 부의장의 방북은 그가 명백한 종북주의자라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노 부의장이 100여일간의 체류 기간이 예상됐던 것은 아니다. 당시 추모 행사 이후 곧바로 귀환하지 않자, 일각에선 노 부의장이 통합진보당 이석기·김재연 의원의 종북 논란이 잠잠해진 이후에나 귀환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안보 부서 당국자는 “대선이 다가오고 있는 시점에서 북한에 계속 체류할 경우 득보다 실이 클 것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라면서 “대선서 북한에 우호적인 좌파 세력이 집권하길 바라는 북한이 노 부의장에게 귀환을 권유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도 “북한은 남한 대선 개입을 위해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 시작 전으로 노 부의장의 귀환 시기를 사전 조율했을 것”이라면서 “대북정책과 관련된 정세를 노 부의장을 통해 협력·화해·평화 무드로 전환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