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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정보통으로 불리는 정형근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9일 “올해는 북핵으로 인한 안보불안 대신 북한, 친북좌파, 진보진영의 평화공세가 강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당 국책자문위원회(위원장 이환의) 주최로 열린 ‘대선 필승대회 및 정책 세미나’에 참석, “북핵 ‘2∙13합의’ 초기이행조치 이후 비핵화 평화체제, 미∙북 관계 정상화 등이 논의될 것이어서 올 대선 최대의 변수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북한이 12월 대선을 겨냥해 ‘통일전선’ 책동을 강화하고 있다”며 단계별 평화 공세 시나리오를 공개했다.
정 최고위원이 공개한 시나리오에 따르면 1단계(2∙13~6∙15)는 평화 모드 전환 및 평화 무드 고조 시기로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과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가 북한과 미국을 교차 방문하는 것으로 나와 있다. 또 남한의 중유 5만톤 및 쌀∙비료 대북지원이 완료되는 시점.
이후 2단계(6∙15~8∙15)에서는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방북과 6월께 긴장 조성을 위한 ‘2차 서해교전’이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의 테스트용 시위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또한 8∙15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통한 ‘한반도 평화선언’ 발표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적당한(?) 도발을 통해 한반도 긴장조성을 한 이후 정상회담을 통해 극적인 반전을 기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마지막 3단계에서(8∙15~12∙19)는 대선을 겨냥한 평화와 협박의 2중 공세 시기다. 대선 직전 남∙북∙미 회담, 혹은 2+2(남북한, 미국, 중국) 정상회담을 통한 종전협정이나 평화협정을 체결할 가능성이 높다고 정 최고위원은 주장했다.
이명박 “지금은 ‘못살겠다 갈아보자’ 자유당 집권때와 유사해”
이 자리에는 경선 시기와 방식을 두고 신경전이 한창이 한나라당 유력 대선주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한결같이 “당의 분열은 없다”고 자신하면서 정권교체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국민들이 걱정하고 당원들이 걱정하는 (분열이나 탈당 등)‘뭔가 잘못되면 어쩌나’는 식의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지금 대한민국은 자유당 집권 말 ‘못살겠다 갈아보자’는 구호가 나왔던 시대와 유사하다”며 정권창출을 자신했다.
그는 이어 “과거로 돌아가서도 안되고 과거의 패배의식에 빠질 필요도 없다”면서 “무엇보다 당과 같이 호흡하고 단합해서 정권을 교체하는데 앞장서겠다. 여러 후보와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표는 어김없이 자신의 대표시절 천막당사의 경험을 언급하면서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을 구하기 위해 분열은 없다”고 말했다.
손학규 전 지사도 ‘100일 민심 대장정’을 거론하며 “국민은 당이 깨질 염려와 몇몇 인사가 당을 뛰쳐나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하지만 실제 위기의 본질은 ‘우리가 다 이겼다’고 하는 안일한 자세, ‘지금 이 세만 몰고 가면 승리는 우리 것’이라는 자신에 있다”고 지적했다.
손 전 지사는 “지난 대선에서 우리 한나라당은 표에 진 것이 아니라 시대를 읽지 못한 것에 졌다. 이번에도 시대를 읽는 이상과 이지가 없다면 또 한번 좌절할 것”며 “과거 개발시대, 냉전 논리에 헤어나지 못한다면 국민은 호락호락 나라를 맡기지 않을 것”이라며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를 겨냥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한편 경선룰과 후보검증으로 갈등을 보이고 있는 한나라당 빅3는 이날 박근혜, 손학규, 이명박 순으로 등장해 ‘마치 언제 그랬냐는 듯’ 환한 웃음을 지으며 서로를 반갑게 맞았다.
행사 전 의자에 앉아있던 박 전 대표가 갑자기 일어나 참석자들과 악수하며 인사를 시작하자 손 전 지사, 이 전 시장 뒤따라 일어나 각각 방향을 달리해 참석자들과 인사하는 묘한 경쟁이 연출되기도 했다.
또 한자리에 모이기 힘든(?) 이들을 취재하기 위해 기자들이 몰려 사회자가 행사 지연에 대한 양해를 구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물론 원희룡, 고진화 의원은 관심 밖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