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북방송 방해전파 확대…정부지원 절실하다

최근 탈북자들이 운영하는 대북 단파방송인 자유북한방송에 강력한 방해전파가 발사되기 시작한데 이어 5월 18일부터는 민간대북방송인 열린북한방송 역시도 방해전파의 영향을 받고 있다.

방해전파의 발사지는 물론 북한임이 ‘동북아방송연구회’의 분석 결과 확실하다.

이는 민간대북방송이 북한주민들에게는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방송이지만 그 정권에는 지극히 부담스런 존재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로써 북한 주민들의 ‘비밀스런’ 채널 선택권은 하나둘씩 줄어들고 있어 시급한 대책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현재 우리 나라에서 북한을 향해 송출되는 대북방송은 공영 KBS의 사회교육방송과 민간의 자유북한방송, 열린북한방송, 북한선교방송 등이다.

사회교육방송을 제외한 민간대북방송들은 외부의 지원이나 일반 후원금만으로 어렵게 운영되면서도 하루 수시간의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수신 상태는 먼 곳에서 송출되는 관계로 좋지 못한 편이다. 그나마 잘 잡히는 편에 속했던 자유북한방송도 이제는 방해전파로 인해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왜 이렇게 된 것일까?

그 원인의 하나는 공영방송 KBS에도 있다. 국내 유일의 국제단파방송인 KBS 국제방송은 지난해 10월말 경영합리화 정책에 따라 1일 송출시간과 사용 주파수를 대폭 축소했다. 사회교육방송 역시 올 1월부터 단파 송출을 폐지하고 중파(中波)로만 방송하고 있다.

사실 북한은 올해 초 폐지된 KBS 단파방송에 대해 그동안 지속적인 방해전파를 발사해 왔지만 KBS의 단파송출 중단은 뜻하지 않게 북한정권으로서는 방해전파 송신기에 큰 여유가 생겼고, 이로 인해 민간 대북방송에 대한 방해전파 발사에도 유리해졌다.

물론 KBS도 공기업으로서 경영상 문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국가적인 차원에서 볼 때 이러한 처사는 국가 기간(基幹)매체로서의 본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마음의 양식을 채우기 위해 오늘도 방해전파에 잠긴 희미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북한주민들을 생각한다면 KBS 국제방송과 사회교육방송은 송출시간과 주파수를 다시 늘리든가, 아니면 다른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만약 KBS가 여러 가지 내외적 사정으로 이를 수행할 수 없다면 대북방송 기능을 외부로 이전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다.

북한주민에 ‘마음의 양식’ 줘야

다른 원인도 하나 있다.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인 ‘햇볕정책’은 북한에 대한 경제적 지원이나 교류 협력 사업에 편중된, 다시 말해 ‘마음의 양식’이 아닌 ‘몸의 양식’을 제공하는 데 그치고 있다. 지금 이뤄지고 있는 유화정책은 북한주민에 대한 정보 유입 및 인권 개선 등의 정책이 병행되지 않다보니, 국내의 민간대북방송이 우리 땅에서 전파를 발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 정부의 경우, 총무성이 납치피해자 문제의 해결을 위한 민간대북방송 ‘시오카제’를 국내에서 송출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었고, 이 방송에 대한 북한의 방해전파에 직접 항의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물론, 정부 내 납치문제 대책본부에서는 직접 국영 대북방송을 개국하기 위한 준비 작업에 나서고 있다. 우리의 현실과 너무나도 비교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누구보다 북한을 잘 이해하고 품어줄 수 있는 나라가 같은 민족인 대한민국이라면, 그 사회의 문제를 개선하고 주민들의 의식을 개선시켜줘야 할 의무 역시 대한민국 정부에 있다. 지금이라도 우리 정부는 국내의 모든 민간 대북방송에 국내 송신시설을 통한 전파 발사를 허가하고 이들에게 북한인권문제의 개선 노력과 지속적인 정보전달을 조건으로 한 방송발전기금 등의 지원방안 마련에 착수해야 한다.

대한민국에 대북방송은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있어도 없는’ 상황이 우리의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북한주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민간대북방송이 강력한 전파에 실려 안정적으로 전달될 수 있으려면 KBS 등 관계기관의 협조와 정부의 지원책이 절실히 필요하다. 이러한 움직임이 함께 이뤄져 갈 때에야 대북방송은 비로소 그 존재의 의미와 역할이 명확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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