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미접촉 앞두고 위폐 `피해자’ 강조

북한 외무성이 리근 미국국장의 내달 7일 방미를 앞두고 위조화폐 문제에 대한 입장을 공식화하고 나서 주목된다.

외무성 대변인이 28일 조선중앙통신과 인터뷰에서 밝힌 입장은 미국의 방해로 정상적인 금융거래를 하지 못해 달러현금거래를 했다는 것과 무역거래 과정에서 받은 대금에 끼어있는 위조화폐를 가지고 북한을 제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변인은 역으로 “우리는 위조화폐 제조와 유통의 피해자”라고 강변했다.

하지만 북한은 위조화폐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적 노력에 협력하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나아가 미국의 제재 해제와 정상적인 금융거래 허용을 촉구하면서 국제적인 규범에 참여입장을 밝혔다는 점은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북한의 이번 언급은 크게 두 가지로 분석할 수 있다.

첫째는 리근 국장의 방미를 앞두고 ’우리는 결백하다’는 입장을 밝힘으로써 이번 접촉에 임하는 북한의 스탠스를 분명히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입장이 미국과의 접촉에서도 이어질 경우, 북한의 위조화폐 제조를 확신하고 있는 미국의 입장과 충돌할 수 있어 위조화폐로 인한 북.미간의 교착국면이 장기화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외무성 대변인이 “경제금융분야에서 미국과 어떠한 의존관계도 없기 때문에 미국의 어떤 제재도 우리에게는 절대로 통하지 않게 되어있다”고 말한 대목도 북한의 ’버티기 모드’ 돌입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위조화폐문제에 대해 억울하다는 그동안의 북한 입장이 담긴 언급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미국과의 접촉에서도 이 같은 입장이 이어질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해 증거를 내놓고 격돌하게될 북.미간의 접촉에서도 북한이 같은 입장을 취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조심스런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둘째로 그동안 위조화폐 문제에 언급을 삼가던 북한이 이번 외무성 대변인의 언급을 통해 ’선전전’에 들어가면서 국제여론을 돌려보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위조화폐가 무역거래대금을 받는 과정에서 끼여들어왔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북한도 피해자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대목이나, 미국의 방해로 정상적인 국제적 은행거래를 못하고 달러현금거래에 의존해 왔다는 대목은 국제사회의 동정여론을 만들어보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이번 외무성 대변인의 언급에서 미국의 제재효과에 대해 ’우리에겐 통하지 않는다’고 호언을 하고 있지만 평소 금융제재를 ’핏줄을 조이는 행위’라고 절박함을 표시해 왔다는 점에서 북.미간 접촉에서 강경입장이 이어질지는 미지수이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