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미국 본토를 겨냥한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와 관련, 외교부 당국자는 13일 “미사일 발사 기술을 북한이 갖추고 있는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날 연합뉴스와 만나 이 같이 말하고 “8년전에도 북한은 대포동 미사일(1호)을 발사했으나 실패한 적이 있다”고 상기했다.
그는 “따라서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기술이 없다면 최근의 움직임 등은 6자회담 등을 둘러싸고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위장행위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이 만일 상당한 정도의 발사기술을 구축한 상태고 또 미국의 대북제재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 지도부가 ’고난의 행군’을 감수하기로 결정할 경우 미사일 발사를 강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북한은 미국 등 서방권에 대한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조치로 1998년 8월31일 사전 예고없이 함경북도 무수단리(舞水端里)에서 사거리 1천800㎞ 내지 2천500㎞, 무게 25t 정도로 추정되는 3단식 미사일을 발사했다.
전문가들은 당시 1단계 로켓은 블라디보스토크 남쪽 동해 공해상에 떨어졌고 2단계 로켓은 65㎞ 고도로 일본 열도 상공을 지나 태평양에 떨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3단계 로켓은 궤도 진입에 실패해 대기중에서 타버린 것으로 추정되는 등 전반적으로 ‘실패’했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예고 없이 미사일 사태를 맞은 일본은 경악했고 이로 인해 국제정세에 긴장감이 고조됐었다.
북한이 이번에 발사실험을 준비중인 장거리 미사일은 8년 전 보다 사거리 등에서 한층 개선된 것으로 관측된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핵무기 보유를 공식 선언한 북한은 외교적 목적 달성을 위해, 또는 불리하게 조성된 외교적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종종 미사일 실험이나 도발적인 군사 행동을 취해 왔다.
외교부 당국자는 “북한 체제 내부에서 김정일 위원장을 보좌하는 사람들이 미사일 발사가 현실화될 경우 일본내 조총련 자금까지 북한으로 유입되는 것이 차단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할 경우 신중한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외교부 당국자는 “반기문(潘基文) 장관이 이달 초 북한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 이후 외교 경로를 통해 북한 미사일 문제와 관련한 추가정보를 얻지 못했다”고 전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