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내외 “일촉즉발” 긴장 고조

한미합동 ‘키 리졸브’ 군사연습이 계속되는 가운데 북한이 내부적으로 긴장 분위기를 지속시켜 나가고 있다.

북한의 조선중앙TV는 15일 오후 1993년 ‘준전시상태’를 선포했던 시기의 영상을 포함해 북한이 미국과 대적에서 늘 이겼다는 주장을 담은 기록영화를 방영했다.

이 기록영화엔 북한군 특수부대의 결전 다짐과 군장비와 병력 이동 장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탱크 위에 타고 있거나 권총 사격을 하는 모습, 빌 클린턴 당시 미 대통령의 사진 등이 담겼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전쟁 광신자들은 파멸을 면할 수 없다’는 제목의 논평에서 ‘키 리졸브’와 ‘독수리’ 군사연습을 가리켜 “조선반도에 전쟁의 불길이 치솟아 오를 수 있는 일촉즉발의 긴장한 정세가 조성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상기시키고 “이라크에서 한 것처럼 남조선과 그 주변에서 무력증강책동과 전쟁연습을 벌이다가 불의적으로 북침전쟁을 도발하지 않으리라고 누가 담보하겠는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신문은 “우리는 수십년동안 총대를 튼튼히 준비해 왔고 전국을 난공불락의 요새로 전변시켰다”며 “우리 군대의 대응조치에는 한계가 없고 예측할 수도, 피할 수도 없으며 우리의 영토, 영해, 영공에 대한 0.001㎜의 침범도 절대로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이 전면 대결태세에 진입한 우리 혁명무력의 철석의 의지”라고 강조했다.

이어 신문은 한국과 미국이 “끝끝내 침략전쟁에 불을 지른다면 우리 혁명무력은 수십년 세월 다져온 모든 군사적 잠재력을 총동원하여 적들에게 천백배의 무자비한 섬멸적 보복타격을 가하고 최후 승리를 이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북한의 대내외 라디오 방송들도 ‘연단’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멸적의 총창”을 강조하는 등 긴장의 고삐를 죄려 했다.

평양방송은 “평화가 아무리 귀중해도 절대로 구걸은 하지 않으리/우리의 총창 위에, 우리의 총창위에 평화가 평화가 있다” 등의 가사가 든 노래를 내보내며 “우리 인민은 전쟁을 바라지 않지만 자기의 존엄을 유린당하면서 평화를 구걸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방송은 1960년대 미 해군 정찰선 푸에블로호 나포 사건, 미 해군 첩보기 EC-121 격추 사건,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 등을 들어 “하늘과 땅, 바다에서 미제의 무분별하고 어리석은 군사적 도전을 강경무쌍한 대응으로 보기 좋게 제압하고 승리에 승리를 거듭”한 사례라고 주장했다.

방송은 특히 1994년 북미간 제네바 합의가 이뤄지기 전 특별사찰 문제로 북미간 대립이 고조됐던 1993년 상황을 거론, “10여년전 미제가 우리에 대한 핵사찰 소동을 일으켰을 때…전쟁의 검은 구름을 몰아왔던 일촉즉발의 엄혹한 정세 앞에서…준전시상태를 선포하는 최고사령관 명령이 하달”돼 “만단의 전투동원태세에 들어섰다”며 그로 인해 “미제의 콧대가 여지없이 꺾여지고 말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무소속을 표방하는 통일신보도 14일 ‘빈말을 모르는 정의의 무장력’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푸에블로호 사건과 도끼만행사건, 그리고 1967년의 남한 해군 구축함 56호 격침사건 등을 거론, “도발자들에게 차례진(돌아간) 것은 언제나 인민군대의 단호한 징벌이었다”고 호언했다.

또 조선중앙통신이 15일 새벽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포병부대 포사격 훈련 참관을 보도한 데 이어 노동신문과 조선중앙방송, 조선중앙TV 등은 사격훈련에 동원된 포 등의 사진을 내보내며 북한 사회에 긴장감을 고취하고 있다.

북한은 그러나 주로 유럽인으로 구성된 외국인 관광단 15명을 14일 받아들이고, 크리스티안 비지닌, 글린 포드 의원 등으로 구성된 유럽의회 대표단을 16일 맞을 예정이라고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전함으로써 한국과 미국에 대해선 대립과 긴장을 높이면서도 유럽에 대해선 문을 열어놓는 모습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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