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남 대결’로 체제결속도 노려

북한은 북한군 총참모부 대변인의 대남 “전면 대결” 선언에 이어 조평통의 남북간 정치군사 대결해소관련 합의사항의 무효화 선언을 통해 한반도 긴장 수위를 계속 고도로 유지하면서 내부 결속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 17일 총참모부 대변인의 성명 발표 이후 이를 반복 보도하고 군 장성인 방관복과 리용철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제1비서 등 주요 기관.단체 간부들은 물론 기업소 노동자와 농장원들까지 내세워 “조국과 인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한목숨 서슴없이 바칠 것”이라며 연일 남측에 대한 “무자비한 징벌”을 운운하고 있다.

조평통 성명은 총참모부의 “대결” 선언을 정치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인 만큼 북한은 언론 매체를 통해 이 성명 역시 반복 보도하면서 주민들의 대남 “적개심” 고취에 더욱 진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이날 오전 6시 조선중앙통신의 보도와 동시에 대내 라디오방송인 조선중앙방송을 통해 조평통 성명을 신속 보도했고 특히 노동신문은 조평통 성명이 보도된 이날 전문을 3면에 신속히 게재했다.

북한이 전날 조평통 성명을 준비, 이날 새벽에 발표하는 동시에 주민들이 아침부터 노동신문을 통해 성명 내용을 알 수 있도록 치밀하게 준비했음을 보여준다.

북한 당국 입장에서 내부 결속이 절실한 상황에서 주민들에 대한 “대남 적개심” 고취는 최적의 소재다.

북한은 4년 뒤 “강성대국의 문패”를 달기 위해 올해 “천리마 대고조”를 다시 한번 일으킬 것을 주민들에게 호소하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새해 벽두 경제분야 시찰 등을 통해 경제재건을 위한 동원체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성과 여부는 불투명한 실정이다.

또 북한 당국이 작년 하반기부터 시장 통제와 ‘비사회주의 현상’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는 데 따른 주민들의 불만을 돌리는 데도 대남 대결의식이 필요하다. 총참모부와 조평통 성명은 남한 정부가 북한에 대한 대결정책을 선택했기 때문에 자신들도 그렇게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지난 10년간 진행돼온 비료 및 쌀 지원은 물론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고 민간기업의 대북투자와 단체의 대북 지원 등이 크게 줄거나 끊긴 상황은, 북한 당국이 남한 정부의 “대북 대결정책” 때문이라고 주민들에게 대남 대결의식을 주입하는 데 유리한 환경이다.

최진욱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조평통 성명은 최근 시장단속을 연기한 것에서 보듯이 내부 정책적 갈등이 있을 수 있는 상황에서 내부적 결속을 대남 긴장을 통해 다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새로 출범한 오바마 미국 행정부와는 대화를 통해 관계 진전을 추진하는 만큼 체제단속을 위한 공격 대상을 미국에서만 찾을 수 없어 대안으로 남쪽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또 일각에서는 북한의 강경 태세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이상과 후계문제 등 권력내부의 사정과 연관시켜 보기도 한다.

한나라당 윤상현 대변인은 “북한 내부의 통제력이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아 비롯된 문제인 것 같다”고 논평했고, 김용현 동국대 교수도 “김정일 위원장의 생일을 보름정도 앞두고 건강이상설이 내부에서 완전히 불식됐다고 보기 어렵고, 후계문제도 주민 사이에서 설왕설래가 있어 자칫 레임덕이 올 수 있는 점을 우려해 대남 강경 성명이나 행동을 통해 이런 동요를 차단하는 효과를 노린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왕자루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면담을 통해 건강과 건재를 과시했다.

또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에는 그의 국정운영을 대리보좌하는 장성택 당 행정부장,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김양건 당 통전부장, 대미관계를 총괄하는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 리제강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군부 3대 실세인 현철해 김명국 리명수 대장 등 북한 실세들이 대거 수행하고 있어 권력내부 갈등요인 가능성은 크지 않다.

후계문제 역시 절대적인 결정권을 가진 김 위원장이 이미 이달 초 “교시”를 통해 삼남 정운으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권력내부에서 이에 이의를 제기하기는 어려워 보인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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