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남.대미 어떤 선택할까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의 동아시아 순방이 22일 마무리됨에 따라 향후 한반도 정세가 어떻게 전개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대남 군사적 도발 카드를 동시에 만지작 거리고 있는 북한이 클린턴 장관의 대북 메시지에 어떻게 반응할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미사일 카드 언제 쓸까 = 북한은 클린턴 장관의 방한(19~20일)을 즈음해 미사일 발사 행보를 재촉한 듯 보인다. 세계적인 군사컨설팅 업체 제인스 그룹이 발행하는 군사전문지 ‘제인스 디펜스 위클리’는 지난 20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준비 움직임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우리 당국은 북한의 이 같은 움직임이 미국을 겨냥한 기싸움의 측면이 있는 것으로 보면서도 기술적으로 이달 안에 발사준비를 마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본격적인 대미 협상이 시작되기 전이지만 사전에 협상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차원에서 `인공위성 발사’를 명목으로 결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 향후 1~2주 내에 북미대화가 이뤄질지 여부가 주된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금은 북한이 `대화’와 `압박’이 혼재된 `클린턴 메시지’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있는 단계며 최종 결정은 클린턴 장관의 귀국 후 나타날 미국의 대북접근 속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으리라는 분석이다.

김연철 한겨레 평화연구소 소장은 22일 “현재 북한은 클린턴 장관의 동아시아 순방에서 비쳐진 미국의 대북정책에 대해 평가를 하고 있는 과정일 것”이라며 “미사일 발사는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 특사 임명을 계기로 한 북미 협상이 얼마나 빨리 시작되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남 도발 가능성은 = 북한은 클린턴 장관이 이한한 다음 날인 21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통해 “우리는 가장 무자비하고 단호한 결산으로 역적 패당과 끝까지 결판을 보고야 말 것”이라고 주장, 대남 군사 도발 가능성을 또 한번 시사했다.

앞서 지난 18~19일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과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전면 대결태세에 진입한 상태에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무자비하고 강력한 대응이 따를 것” “(물리적 충돌은) 시간문제”라고 협박한 것의 연장선상에 있는 메시지였다.

클린턴 장관이 20일 “북한은 한국과 대화를 거부하고 한국을 비난하면서 미국과 다른 형태의 관계를 얻을 수 없다”며 남북관계 위기 조성을 대미 협상의 지렛대로 삼으려 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밝혔음에도 북한의 대남 태도에는 변화 움직임이 없는 셈이다.

그런 만큼 현재로선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의 군사 도발뿐만 아니라 다음 달 9~20일 열리는 한미 `키 리졸브’ 군사연습 기간 또는 그 전후에 모종의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에 주목하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김연철 소장은 “북미 관계가 진전되더라도 남북관계는 별도의 환경과 상황에서 전개된다고 봐야 한다”며 “북미간 협상과 관계없이 남북간의 우발적 충돌 가능성은 높아진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북한의 우선 순위가 대미협상에 있다는 점, 그리고 우리 정부가 강경한 맞대응을 예고한 점 등으로 미뤄 북한이 쉽사리 도발을 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동국대 고유환 교수는 “현재 우리 정부도 북한의 도발 경고에 대해 강하게 맞서고 있기 때문에 북으로서도 도발할 경우 예상되는 대량 보복, 전면전으로의 확대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긴장 완화 해법은 = 남과 북이 `강 대 강’으로 맞서고 있는 현 상황을 감안할 때 남북관계 트랙에서 돌파구가 나올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게 대체적인 평가다.

결국 현재로선 보즈워스 특사의 활동을 통한 북미 대화의 진척, 오는 24~25일 유명환 외교장관의 방중 등을 통한 유관국들간의 긴밀한 대북정책 공조, 중국의 대북 중재 활동 등이 가능한 상황 타개 방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고유환 교수는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거나 안보 위기가 경제에 직격타를 날릴 상황에 이르기 전에는 당분간 남 또는 북이 자발적으로 대화를 추진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북.미 쪽에서 뭔가 돌파구가 조성되어야 남북관계에도 공간이 생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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