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남기조 `풍향계’될 개성접촉

이명박 정부들어 남북간 현안 협의를 위해 북한 땅에서 이뤄지는 첫 당국자간 만남으로 기록될 21일 ‘개성공단 접촉’은 북한의 향후 대남 기조와 남북관계 향배를 점칠 수 있는 풍향계가 될 전망이다.

특히 북한이 ’통미봉남’ 전술에 따라 미국과의 대화를 추구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의 반응이 기대에 못미치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는 만큼 남북관계에서 어떤 태도를 보일 지가 관심을 끌고 있다.

북한은 대미 협상의 ‘판’을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짜고 미국 오바마 행정부를 조기에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지난 5일 장거리 로켓 발사를 강행한데 이어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에 맞서 6자회담 탈퇴 등 초강경 조치를 내 놓았다는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그러나 미국이 현지시간 16일 북한의 국제원자력기구(IAEA) 검증팀 추방에 대해 “대가를 반드시 치르게 될 것(로버트 우드 국무부 부대변인)”이라고 경고한데서 보듯 북한의 의도대로 북미협상이 조기에 시작되기 보다는 일정기간 ‘냉각기’가 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양상이다.

그런 점에서 21일 개성공단에서 있을 남북 접촉은 북미대화가 호락호락 하지 않게 된 이 시점에서 북한이 당분간 남북관계를 어떻게 끌고갈 것인지에 대해 점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즉 현재까지 해오던 대로 계속 남측과 각을 세우고 위협을 할 것인지, 북미대화의 열매가 나오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임을 감안, 남북관계를 풀어가나는 쪽으로 전술 변화를 하려할 것인지가 21일 접촉에서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북한이 작년 3월말 이후 남측 당국자의 군사분계선 통과를 불허해오다 이번에 방북을 허용하면서 접촉을 갖자고 한 만큼 이번 접촉을 남북대화 모멘텀 복원의 계기로 삼는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결국 이번 접촉이 남북관계 개선의 신호탄이 될지, 파국의 예고편이 될지는 대화의 상대방인 북한이 어떤 태도로 나오느냐에 달려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현재로선 북한이 개성 접촉에서 긍정적인 태도로 나올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이 다소 우세하다.

그간 북한이 취해온 ‘통미봉남’ 기조로 미뤄 미국과의 대화틀이 마련되고 그에 따른 성과가 나기 전에 대남 전략을 수정, 관계 개선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 우세한 것이다.

한 대북 전문가는 19일 “현단계 북한의 최대 목표는 오바마 행정부와의 협상을 통해 체제 기반을 공고히하고 경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인데 대미협상 틀이 짜여지지 않은 상황에서 남북관계를 푸는 것이 대미협상에 도움된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미국의 동맹국인 남한과 더욱 각을 세움으로써 미국을 움직이고, 대내 결속을 도모하려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북한이 작년 3월말 이후 엄격히 적용해온 우리 측 당국자의 방북 불허 결정에 예외를 적용한 것으로 미뤄 의외로 긍정적인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다른 전문가는 “북한이 남측 당국자 방북 불허라는 ‘자물쇠’를 푼 것은 고위층의 결정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며 “개성공단 운영이나 억류된 현대아산 직원 처분 문제와 관련한 일방적 조치를 통보하려 했다면 이제껏 그래왔듯 통지문 하나 보내면 될 것을 굳이 정부 당국자를 부를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긍정적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어느 전망이 옳은 지는 오는 21일 남북접촉에서 북측이 보여줄 ’신호’에 따라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부정적 신호로는 북이 억류된 직원 유씨를 자국법에 따라 기소하겠다는 등 입장을 통보하거나 유씨의 행위를 문제삼아 개성공단 운영에 제약을 가하는 모종의 통보를 하는 것 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북이 현재 정부가 시기를 검토 중인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전면 참여에 대해 ‘선전포고로 간주하겠다’고 천명한 만큼 ‘PSI에 전면 참여할 경우 군 통신선을 다시 끊고, 개성공단을 왕래하는 육로 통행을 재차 차단하겠다’는 입장을 통보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남북포럼 김규철 대표는 “합의사항인 개성공단 근로자 숙소 건설을 남측이 이행하지 않는다는 점 등을 들어 개성공단 사업 축소 또는 엄격한 통행제한이나 추가적인 체류 인원 축소 조치, 근로자 추가공급 불가선언 등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긍정적 신호를 예상하는 쪽에서는 북한이 유씨에 대한 접견 허용 또는 석방을 하고 우리 당국자에게 재발방지를 요구하는 선에서 사안이 봉합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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