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당 창건일 조용히 치러…북중 우의 강조·대미비난 자제

18일 오후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평양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 청사. 2018.9.18.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북한이 10일 최대 명절 중 하나로 꼽히는 노동당 창건일을 맞았지만, 특별한 정치행사 없이 예년 수준으로 조용히 기념일을 치렀다. 다만 올해에는 북중 우의를 강조하거나, 대미·대남 비난을 자제하는 등 변화된 정세를 반영한 듯한 모습이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당 창건 73년을 맞아 ‘일심단결의 기치 높이 승리와 영광만을 떨쳐갈 것이다’는 제목의 사설을 실었다. 당 창건일 당일 노동신문 1면에 체제결속을 강조하는 내용의 사설을 실었던 지난해와 지지난해에 이어 이번에도 사설을 통해 체제결속을 다진 것이다.

신문은 “당의 새로운 전략적 노선을 관철하기 위한 총진군에서 일심단결의 위력을 남김없이 떨쳐야 한다”, “모든 일군(일꾼)들과 당원들과 근로자들은 당이 결심하면 우리는 무조건 한다는 결사의 각오를 안고 경제건설 대진군에서 일심단결의 위력을 총폭발시켜야 한다”, “5개년전략 목표수행 증산돌격운동에 더 큰 박차를 가하여야 한다”면서 자력갱생 정신과 과학기술을 강조했다.

다만 올해 노동신문 1면에는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가 당 창건일을 맞아 9일 꽃바구니를 보냈다는 내용의 보도와 사진이 실렸다. 작년과 재작년에는 중국으로부터 축하 전문을 받고도 지면에 싣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1면에 관련 소식을 전하며 달라진 북중관계를 보여줬다.

특히 신문은 전날(9일) 북중 간 체육부문에 대한 교류협조 관련 의견교환이 진행되고, 북중 간 체육 교류 행사가 열렸다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해, 북중 간의 우호 분위기를 한층 강조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앞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체육성의 초청에 따라 구중문 국가체육총국 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중화인민공화국 체육대표단이 조선을 친선방문하기 위해 8일 평양에 도착했다”며 “조중 친선관계가 새로운 높은 단계에서 강화발전되고있는 시기에 중국체육대표단이 조선을 친선방문한 것은 두 나라 체육분야에서의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고 조중 인민의 형제적 우의를 두터이 하는 데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미국 프로농구(NBA)에서 활약하다 지난 2011년 은퇴한 중국의 농구 간판스타 야오밍이 중국농구협회 주석으로 체육대표단을 이끌고 방북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중 여자농구 혼합경기가 9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진행되고 있는 모습. /사진=노동신문 캡처

아울러 이날 노동신문에서는 지난해 당 창건일 때와 달리 한국과 미국을 직접적으로 비난하는 내용의 기사나 사설을 찾아볼 수 없었다. 교착국면에 빠졌던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이 다시금 재개될 조짐이 보이는 상황에서 대미 비난을 자제하면서 대화 분위기를 유지하고, 남북관계 개선 흐름을 이어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 신문은 지난해 ‘평화파괴자들의 본색을 드러낸 망발’이라는 개인필명의 기사에서 미국의 전략자산이 한반도 주변에 순환 배치되는 것을 두고 “미국과 괴뢰들이 벌리고 있는 미전략자산들의 순환배치확대 놀음은 우리에 대한 엄중한 군사적 도발로서 조선반도를 핵전쟁의 불도가니 속에 기어이 몰아넣으려는 매우 위험천만한 움직임”이라고 강하게 비난한 바 있다.

신문은 당시 해당 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해 비난했고,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는 실명 대신 ‘남조선 집권자’라는 표현으로 에둘러 비판했다.

한편, 북한은 이번 당 창건일을 맞아 당·정 간부들의 당 창건 사적관 참관과 여맹일꾼 및 여맹원, 청년학생들의 무도회 등 축하 행사를 개최했다. 이와 관련,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10월 10일 당 창건 73주년 기념일 관련해서 북한 내부적으로 관련시설 참관이라든지 문화행사 등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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