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농촌 모내기 시작됐지만 농장원은 한가롭다

북한 노동신문이 11일 모내기 시작을 알렸다. 이 시기 북한은 논농사뿐 아니라 옥수수, 감자, 남새(봄배추), 고추 등 밭작물 농사도 시작돼 농촌에선 가장 바쁜 철이다.


농사일이 많아지면 ‘농장의 주인’인 농장원의 손놀림도 바빠져야 하지만 오히려 농장원들의 게으름이 늘어난다. 얼핏 보면 앞뒤가 안맞는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실제 그렇다. 


5월에는 협동농장으로 대규모 농촌지원부대가 몰려온다. 대부분이 학생이다. 농장원들은 ‘지도 농민’으로 학생들에게 농사일을 가르치고 관리감독하는 일을 맡는다. 그런데 학생들은 대부분 각 가정에서 소토지 농사를 지어 봐서 농장원의 지도가 필요치 않다. 


때문에 농장원들은 일감을 맡기고 자신 소유의 소토지 일을 하다가 저녁 시간에 농장에 나타나 작업량을 점검한다. 집에 일이 없어도 자리를 지키는 사람은 찾기 힘들다. 협동농장 관리인이 이런 행태를 문제 삼아도 ‘이때가 아니면 집안일은 언제 하느냐’는 반응이 돌아온다. 농장 관리인도 농장원들과 잘 알기 때문에 굳이 타박을 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교원 출신으로 학생들을 이끌고 농촌동원에 다녀왔던 탈북자 이명호(32) 씨는 “농장원들은 자기 일 보는 것을 무마시키기 위해 학생들에게 콩물 한 잔이나 볶은 콩을 한 줌씩 나누어주고 자기 일을 본다”라고 말했다. 


노동자, 사무원, 대학생, 군인 등도 전민이 농촌동원에 투입됐지만 일반인은 도심 인근에 지원되고, 학생들은 멀리 외각지역에 배치돼 현지 농장에서 숙식을 하며 강도가 쎈 지원사업을 펼친다. 농촌동원전투 기간 학생들은 아침 9시부터 저녁6시까지 일한다. 맡겨진 과제를 하지 못하면 늦게까지 남아서 일을 한다. 또 비오는 날은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동원기간에는 일요일에 휴식도 없다. 


북한에서는 ‘강냉이 영양단지(모종)는 학생 단지’라는 말을 한다. 북한에서 주요 작품인 옥수수를 학생들이 만들고 키운다는것을 빚대어 하는 말이다. 농촌동원에 참가한 학생들이 벼, 옥수수 모판 만들기와 옥수수 심기, 거름주기, 모내기, 각종 채소 모 옮기기 등의 일을 도맡아 한다.


노동신문은 이날 ‘전당, 전국, 전민이 총동원되어 올해 알곡생산목표를 기어이 점령하자’는 제목의 사설에서 “전민이 농촌을 노력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며 “현실은 농업전선에 역량을 총집중하며 모든 것을 농사에 복종시켜나갈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정착한 탈북자 최광옥(27) 씨는 “북한에서의 학생시절 절반은 농장원으로 일한 것으로 된다”며 “한국에 와보니 한국의 학생들은 너무나 행복하다”고 말했다. 통상 북한은 5, 6월 봄동원 40일, 9, 10월 가을동원 50일 등 한해 보통 80~90일간의 농촌지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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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진 기자
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