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농사에 사상강조 제대로 될리 있나”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조선반도에는 극심한 가뭄이 찾아옵니다. 때문에 산과 강, 호수 등 자연환경을 잘 살려 가뭄을 극복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북한 역시 올해는 극심한 가뭄이 계속되는 가운데 본격적인 모내기철에 들어섰습니다. 요즘 텔레비죤을 켜나 신문을 보나 온통 농촌 모내기 전투소식이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총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특히 농작물생육예보지휘부라는 것까지 만들어 ‘6월 상순까지 예견되는 기상조건과 논벼, 강냉이 농사대책’을 세우라고 재촉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대책을 세우려면 전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해야 합니다. 그런데 기껏 할 수 있는 일이 사람들만 달달 볶아대는 전 국민적 동원뿐이니 녹아나는 건 인민들밖에 없습니다. 모살이율을 무조건 100%로 보장하라며 모판 솎기, 잎 자르기 등 가능한 방법을 총동원하라고 요구해봤자, 농촌동원에 강제로 끌려나오다 싶은 지원자들이 제대로 일을 하겠습니까. 또 6월 초순까지 강냉이를 비롯한 주요 작물의 종자를 미리 키워놓아 볏모가 말라죽으면 곧장 옮겨 심으라고 조언만 해 가지고 제대로 된 농사를 지을 수 없습니다.


량강도 대흥단군의 감자농장이 지난 16일에 갑자기 불어 닥친 강풍으로 피해가 막심했다며 대책을 내놓은 걸 보면 진짜 한숨밖에 안 나옵니다. “앉아서 우는 소리나 하고 조건 타발이나 하여서는 그가 누구든 수령의 사상과 업적을 빛내기 위한 오늘의 투쟁에서 뚜렷한 삶의 자욱을 새길 수 없다”, 또 “올해에 기어이 감자대풍을 불러오자”, 이게 무슨 대책입니까. 게다가 지금이 어느 때인데 수령의 사상이니, 업적이니 이런 소리나 줴친단 말입니까. 이러니 농사가 제대로 될 리 없습니다.


그러면 인민들이 원하는 것이 뭐겠습니까. 딱 하나입니다. 농사를 짓는 농장원들에게 땅을 나눠주고 제 땅에서 농사지어 수확한 농작물을 제 마음대로 처분할 수 있게 하면 문제는 간단히 풀립니다. 단지 현대 농사법에 맞는 기술적 지도나 농기계, 비료 같은 것만 국가에서 보장해 주면 농장원 들만으로도 농사를 훌륭히 자체로 지을 수 있습니다. 당연히 전당, 전민, 전군이 달라붙어 농촌동원에 나가 농사를 지을 필요도 없게 될 것입니다. 이 단순한 이치를 김정은이라고 왜 모르겠습니까.


그런데 이렇게 되면 인민들이 잘 살게 되고 결국 자신의 독재 권력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것이 두려워 망설이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개혁개방, 개혁개방만이 살길이라고 외치는 인민들을 외면하고 계속 통제, 검열 또 통제 검열만 들이대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이제 이런 게 통하지 않습니다. 근 한 세기에 가까운 3대에 걸친 김정은 일가의 독재통치를 끝장낼 그날이 다가오고 있음을 명심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