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농민들도 임금 지급…”최대 15만원”

북한 당국이 지난 16일부터 황해북도 사리원 미곡협동농장을 시작으로 농민들에 대한 현금분배를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11.30 화폐개혁의 후속조치로 주목되어 왔던 ‘임금 조치’가 전 주민들을 대상으로 본격화 되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은 17일부터 2002년 7.1조치 임금규정에 따라 사무원들과 노동자들에 대한 임금 지급도 시작됐다. <데일리NK 09년 12월 22일자 보도 “北, 신권으로 임금지급…7.1조치 기준 적용”>


평안남도 내부소식통은 23일 데일리NK와 통화에서 “국가알곡생산을 완수한 농장들에 한해서 지난 16일부터 현금분배를 시작했다”면서 “국가생산계획을 달성하지 못한 농장들도 국가 장려금이 지급되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협동농장의 경우 상당히 파격적인 금액이 지급돼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황해남도 미곡협동농장의 경우 이번 현금분배에서 농장원 1인당 평균 ’15만원’에 해당하는 거금이 지급됐다.


북한의 협동농장들은 농장원의 1일 노동량을 점수화하고 이를 ‘노력공수’라고 부른다.  가을걷이가 끝나면 우선 중앙으로부터 할당된 생산량을 바치고, 남은 생산물을 놓고 농장원들의 1년간 ‘노력공수’에 따라 현물분배가 진행된다. 또 협동농장이 1년동안 얻은 이익금을 놓고 현금분배도 이어진다.  


미곡협동농장은 지난 10월 김정일의 현지지도가 이뤄졌던 곳으로, 최근 북한 당국이 국가생산계획을 ‘초과달성’했다며 모범사례로 지목한 단위다. 이러한 프리미엄에 따라 농장원 1인당 15만원이라는 거금이 책정된 것으로 풀이된다.
 
역시 국가생산계획을 완수한 황해남도 룡연협동농장도 농장원 1인당 10만원 전후의 현금이 지급됐다. 이 밖에 국가생산계획을 달성하지 못한 농장들도 ‘국가 장려금’이란 명목으로 농장원 1인당 1만5천원 정도가 지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사무원과 노동자들에게 지급된 임금이 월 1천5백~4천 원 수준인 것에 비하면 농장원들에게 지급된 현금은 3~8배나 높은 수준이다. 2005년~2008년까지는 아예 농장원들에 대한 현금분배가 없었던 협동농장도 부지기 수였다.


북한 당국은 농장원들에 대한 현금분배를 두고 “앞으로는 도시의 사람들이 앞 다퉈 농촌으로 오겠다고 지원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면서 “농민들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지속적인 조치들이 마련될 것”이라고 장담하기도 했다.


소식통은 이를 놓고 “국가에서 말하는 농민들에 대한 혜택은 알곡수매정책을 수정한 것을 염두에 둔 말”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국가가 농장들이 생산한 쌀을 명목상 kg당 20원씩 수매하고, 노동자들에게 배급을 줄 때에는 45원씩 팔았다”면서 “그러나 앞으로는 농장 수매 가격은 44원으로 인상하고, 노동자들에 대한 공급 가격은 18~20원 사이로 낮추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쌀 수매가격을 판매가격보다 대폭 높여 농민들의 수익을 적극 보장한다는 계획인 셈이다.


그러나 소식통은 “이번 현금분배는 국가생산계획을 완수한 농장들만 해당된 것”이라며 “올해는 농사를 잘 안돼 국가생산계획을 수행한 농장이 전국을 다 합쳐도 열손가락 안에 꼽기 힘들다”고 말했다.


따라서 국가생산계획을 원만히 수행한 협동농장들에 대해서는 두둑한 분배가 이뤄졌지만, 국가생산계획에 미달된 협동농장들은 현금분배 자체가 아예 없을 수도 있다. 소식통은 이번에 지급된 ‘국가 장려금’은 화폐개혁의 혼란을 수습하는 한편, 협동농장 간 위화감을 고려한 1회성 조치로 풀이했다. 


한편, 소식통은 북한 당국의 현금분배와 장려금 지급이 단기적인 식량유통을 더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농민들이 소유하고 있는 식량이 시장으로 흘러들어오려면 그들에게 돈이 없어야 한다”며 “현금분배와 장려금 지급으로 여유돈이 생긴 농민들이 당장 쌀을 팔지 않아 식량가격 상승을 부채질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북한 당국은 화폐개혁 직후 시장을 통제하면서도 국정가격 발표는 여전히 미루고 있다. 이로 인해 식량상인들이 식량 판매에 나서지 않고, 상황을 관망하는 분위기다. 여기에 현금을 손에 쥔 농민들까지 식량판매를 중단 할 경우 북한의 식량유통은 단기적으로 크게 위축될 전망이다.


통상 햇곡식이 시장에 유통되기 시작하면 식량가격이 하락한다는 북한의 시장법칙이 무너지면서 취약계층의 식량수급 상황이 크게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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