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김장철을 맞아 배추가 금추라는 주민들의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다. 북한 내부소식통에 따르면, 각급 직장별로 지급되던 김장용 배추가 올해는 지급되지 않고 있다. 또한 시장에서도 배추 가격이 지난해 김장철 대비 5배가 올랐다.
양강도 소식통은 15일 “해마다 직장(회사)에서 노동자들 가족 1인당 20∼40kg 정도 배급을 해왔는데 올해는 김장철이 지났는데도 배급이 없다”면서 “매년 직장 부업지에서 수확한 배추를 노동자들에게 나눠줬는데 올해는 소식이 없다 보니 노동자 세대들이 김장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북한에서 특급, 1, 2, 3급 공장기업소들은 7월 말부터 부업지에 배추·무 등 김장용 채소를 심기 시작해 10월 말경부터 노동자들에게 배추 공급을 시작한다. 부업지가 없는 공장·기업소는 인근 협동농장 배추 농사를 돕고 일정량을 할당받는다.
북한에서 김치는 ‘반년 식량’이라고 부를 정도로 주요 영양공급원이다. 남한에서는 반찬 개념이지만 북한에서는 보조 식량으로 간주된다. 4인 가족 기준으로 평균 400∼500kg 정도의 배추와 무를 마련해 김장한다.
소식통은 “배추 농사가 안됐을 때도 1인당 20kg 기준으로 노동자 세대원 숫자만큼 분배했다”면서도 “올해는 이마저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배추 미공급 원인에 대해 “8월 태풍으로 인해 배추 모가 훼손돼 재배 면적이 자연 감소했고, 상당량을 군대에 우선 보장하라는 지시가 내려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주민들이 시장에서 배추를 사들이는 것도 망설여지는 상황이다. 11월 초 기준으로 북한 시장에서 배추는 1kg에 1500원, 무는 1000원이다. 지난해 배추는 250∼400원, 무 150~250원 수준이었다. 시장 가격만 5배 오른 셈이다. 또한 국경경비가 강화돼 중국 배추 밀수가 어려워진 것도 가격 상승을 부채질했다.
협동농장 농장원과 뙈기밭(텃밭)을 보유한 노동자들은 김장을 마쳤지만 상당수 노동자 세대가 김장을 하지 못해 발을 동동거리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일반 노동자 월급이 2000∼3000원 정도에 불과한데 배추 가격이 kg당 1500원이면 배추를 구입할 엄두도 내기 어렵다”면서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후 첫 김장부터 어려워지자 주민들은 실망이 더 커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