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노동미사일 발사, 핵무기 개발 준비 신호”

북한이 지난 26일 노동계열로 추정되는 중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기습 발사하면서 추가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일각에선 핵개발을 넘어 핵무기 개발 준비에 착수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은 지난 2006년 7월 대포동 2호를 발사한 뒤 10월에 1차 핵실험을 감행했고, 2009년에는 노동미사일 발사 전인 5월 2차 핵실험을 한 전례가 있어 이 같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도 26일 “북한이 노동미사일을 발사할 때마다 또 다른 도발을 해왔기 때문에 이 부분을 예민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노동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이날 발사한 미사일은 각각 662km와 645km를 비행해 동해상 일본 방공식별구역(JADIZ) 내에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노동미사일은 최대사거리 1300km로 주일미군기지 등 대부분의 일본 전역을 사정거리에 두고 있다.   

북한이 5년여 만에 노동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천안함 4주기’와 네델란드 헤이그에서 열리고 있는 제3차 핵안보정상회의에서 북핵 불용 입장을 재확한 한미일 정상회담에 대한 무력시위 차원이란 분석이 많다.

또한 한미일 3국이 정상회담에서 이른 시일 내 3국 6자회담 수석대표 회담을 갖기로 합의했다는 점에서 북한이 조기 6자회담 재개를 원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도 관측된다. 

그러나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은 ‘선(先) 6자회담 재개’를 주장하고 있는 반면 한미일은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 있는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며 6자회담 재개에 대한 온도차를 느낄 수 있다. 2008년 11월 이후 공전 상태인 6자회담 재개까지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북한이 노동미사일 발사로 원하는 성과를 얻지 못할 경우 탄도미사일 발사 후 핵실험이라는 과거 패턴을 따라할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이번 노동미사일의 최대사거리가 1300km지만 650km까지만 비행한 것을 볼 때 치밀한 계산으로 사거리를 조정하면서 발사 효과 극대화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북한이 핵무기 개발 준비에 들어가 소형화 단계에 이르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데일리NK에 “일부 연구들에 의하면 무게가 1~1.2t 정도 되는 소형화 된 핵탄두를 장착했을 때 사거리가 900km까지 나간다는 결과도 있다”면서 “이번에 미사일 시험은 북한이 이미 핵개발을 넘어 핵무기 개발 준비가 마무리 됐다는 신호로도 볼 수 있다”고 예측했다.

신 대표는 이어 “북한이 그동안 핵실험을 세 차례 해왔는데 소형화를 성공하지 못했다는 것이 더 이상하게 들린다”면서 “때문에 이번에 한미일 3국 6자회담 수석대표 회담 결과와 국제사회의 반응에 따라 추가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한편 위용섭 국방부 부대변인은 28일 미국신안보센터(CNAS)가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앞으로 3년 내에 전술핵 무기를 실전 배치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 기술이 완성됐다고 보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