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내부 ‘보이지 않는 손’ 작용하는 듯”

“겉모습은 그대로인데 사람들의 움직임은 사뭇 달랐습니다. 경제가 이원적으로 운영되는 등 10년의 세월동안 북한에 많은 변화가 있었음을 직감했습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동용승 경제안보팀장은 24일 ‘북한의 시장경제화에 대한 단상’이라는 제목으로 평화재단에 기고한 글을 통해 1997년 이후 10년만인 지난달 중순 4박5일간 평양을 방문한 소회를 털어놨다.

동 팀장이 북한의 변화를 실감한 것은 평양에 도착하면서부터.

10년 전 회삿 업무로 평양을 방문했을 때 봤던 화물은 방북한 외국인의 짐이 대부분이었지만 이번엔 비행기에서 내려지는 화물중 외국인 짐보다 중국에서 북한 주민들에게 보내는 것이 더 많았다는 것이다.

“통관을 빨리 해 주는 대가로 얼마를 줘야 하느냐”고 묻는 북한 주민과 “10달러면 된다”는 세관원의 대화가 엿들리기도 했다고 동 팀장은 전했다.

고려호텔 인근에 있는 평양역에서도 화물을 찾는 주민들이 북적거리기는 마찬가지였다.

동 팀장은 “중국 국경을 넘어 평양까지 가는 객차에 많은 화물이 실려 있는 것을 봤는데, 평양시내에서 차를 타고 지나는 도중 살펴보니 평양역이 사람들로 붐볐고, 수많은 수하물이 오가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평양시내의 모습은 “도색을 새로 한 건물이 많아져 밝아졌지만 예전보다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다”면서도 “길거리 곳곳에 설치된 음료수 매대가 눈에 띄게 늘었고 아이들이 하교길에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걷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기관 소유인 흰색 번호판을 단 차량 뿐 아니라 노란색 번호판을 단 개인 소유 차량이나, 10년 전에는 거의 볼 수 없었던 자전거 타는 모습이 심심찮게 눈에 띄었다고 동 팀장은 전했다.

그는 공장의 지배인과 노동자들도 실적에 따른 임금을 염두에 둔 듯 일을 열심히 하는 등 의욕이 없었던 예전과 분명히 달라졌다고 지적했다.

동 팀장은 “짧은 일정이었지만 예전보다 활기찬 모습을 보고 느낄 수 있었다”며 “겉모습보다는 내부의 움직임이 활발해졌으며 아담 스미스가 말한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이 작용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현 시점이 북한 경제의 진로를 결정하는 데 무척 중요한 기로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면서 “북한 당국은 시장화의 방향성을 부여할 수 있는 개혁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정한 룰에 따라 시장을 움직이는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며 그렇게 하지 못할 경우 북한의 시장화는 계획경제의 틀 안에서 이뤄지는 편법적인 시장경제적 요소 도입에 그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동 팀장의 진단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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