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내부정세 안정위해 인민경제 강조”

북한 출신 전문가들은 북한의 올해 신년 공동사설에서 경공업과 농업 발전을 통한 인민생활의 향상이 주요 목표로 제시된 것을 두고 “당과 체제에 대한 주민들의 충성심을 복원시키겠다는 계획”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북한은 신년공동사설의 제목으로 ‘당창건 65돐을 맞는 올해에 다시한번 경공업과 농업에 박차를 가하여 인민생활에서 결정적 전환을 이룩하자’를 선택했다. 주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경공업과 농업 분야의 발전을 신년사설의 제목으로 뽑은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북한은 오는 2010년을 강성대국 건설의 해로 정하고, 사상·군사·경제면에서의 강성대국 완성을 목표로 삼았다. 주체사상(사상강국), 핵무기(군사강국)에 이어 경제발전(경제강국)노선을 추진하고 있는 북한은 지난해 150일, 100일 전투와 같은 주민동원 방식으로 생산성 향상을 꾀했지만 공급부족으로 그 성과가 미비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또 사회주의 계획경제로의 회귀를 위한 일련의 시장통제조치는 주민들의 생활을 오히려 악화시키기도 했다. 


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는 “2000년대 이후 주민들 사이에 지도자나 노동당에 대한 신뢰도가 계속 곤두박질 쳐왔다”면서 “주민들은 지도자와 당이 우리에게 해준 것이 무엇이냐는 불만과 함께 가정이나 개인위주의 사고가 팽배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말 북한이 단행했던 화폐개혁을 상기하며 “북한 당국은 주민들을 통제가능한 범위안에 두고싶어 하는데, 이번 공동사설에서 인민생활의 발전을 강조하고 나선 것도 이같은 맥락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책연구기관 소속 한 전문가도 “북한이 말로는 2012년 강성대국 건설을 떠들고 있지만 주민들의 피부에 와닿는 가시적 성과는 보여주지 못했다”며 “올해는 경제 생활이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이라도 제시해 주민들이 불만을 누그러 뜨리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북한 정권의 1차적 목표는 언제나 체제 보위”라며 “북한이 이번에 인민생활을 강조한 것은 거꾸로 현재 이 문제가 북한 체제 보위를 위협하는 가장 중대한 문제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외에도 이번 신년 공동사설에서는 후계 구도 안착 및 체제 안정을 위한 대내외 환경을 정비하려는 북한의 의도도 엿보인다. 북한은 대외관계 부문에서 대남, 대미 비방을 크게 줄이는 대신 관계개선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이 전문가는 “현재 북한 내에서 김정일의 건강 문제와 후계문제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대내외 환경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경제적 어려움 타개하기 위한 대외지원을 노리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도 지난해 북한이 경제건설등 다양한 내부 공약을 제시했던 일을 상기하며 “이러한 정책들이 효과를 보이려면 다른 불안요소들이 부각되는 것이 바람직 않다. 이를 위해서 국제사회와 마찰을 일으키기 보다는 대내외 환경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싶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작년과 올해 공동사설의 가장 큰 차이점은 대남분야”라며 “올해는 남측을 비방하는 수위가 낮아지는 등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직설적 요구가 눈에 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은 남북 대결국면이 체제보위에 오히려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특히 인권이나 핵문제에 대한 남측이 압박이 강해지는 것이 정치적으로 부담스러울 것이고, 남측의 지원이 줄어든 점도 무시할 수 없는 부담”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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