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내년 쉬는 날 68일‥올해보다 ‘팍팍’

북한에서도 내년에 공휴일이 일요일과 겹치는 날이 많아 쉬는 날이 올해보다 나흘이나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가 최근 입수한 평양출판사 발간 내년도 북한 달력에 따르면 ‘주체 99년(2010년)’의 쉬는 날은 공휴일 17일과 일요일 51일을 합쳐 모두 68일. 이는 공휴일 20일을 포함해 72일을 쉰 올해보다 4일이 적다.


이틀을 쉬는 신정(1월 1일)은 금요일이어서 일요일까지 3일 연휴를 즐길 수 있지만 정월 대보름(2월 28일)은 일요일과 겹친다.


또 올해는 설 명절에 사흘,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2월 16일)에 이틀 쉬었지만 내년에는 설(2월 14일)이 일요일이고 이틀 뒤가 김 위원장 생일이어서 평일 쉬는 날은 4일 뿐이다.


이밖에 국제부녀절(3월 8일), 헌법절(12월 27일)이 월요일이어서 달력에는 일요일을 합쳐 이틀 연휴인 것으로 표시돼 있지만 오히려 직장인들에게는 손해다. 이런 공휴일이 연휴가 되면 통상 일요일에는 대체 근무를 하기 때문에 연휴를 즐길 수 없을뿐더러 오히려 쉬는 날이 줄게 된다는 것이 대북 소식통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토요일인 노동절(5월 1일)은 일요일까지 연휴를 갖는다.


주5일제 근무가 자리잡고 있는 우리와는 달리 북한은 토요일에도 정상 근무를 하고 있다. 토요일 오전에는 일하고 오후에는 사업 단위별로 ‘생활총화(비판회의)’를 갖는다. 1974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로 도입된 것으로, 자아비판을 하는 것도 이때다.


그러나 국경일 등 법정 공휴일은 우리보다 훨씬 많다. 설과 추석 연휴, 7일의 법정 공휴일을 합쳐 모두 13일을 쉬는 남한과 달리 북한의 법정 공휴일은 모두 18일에 달한다.


설과 추석 등 고유 명절을 뺀 북한의 공휴일은 모두 정치적 색채가 짙다.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4월 15일)’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2월 16일), 국제부녀절, 인민군 창설일(4월 25일), 노동절, ‘해방전쟁 승리의 날(7월 27일), 조국 해방의 날(8월 15일), 조선인민공화국 창건일(9월 9일), 공산당 창건일(10월 10일), 헌법절 등이 북한의 법정 공휴일이다.


김일성 부자의 생일과 조선인민공화국 창건일은 각각 이틀씩 쉬며, 과거에는 설 명절을 쇠지 않았지만 최근 들어 3일을 쉬는 대신 3일을 쉬었던 신정은 이틀로 줄었다는 것이 대북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이틀 연휴인 추석과 하루를 쉬는 정월 대보름 말고도 고유 명절을 중시하라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달력에 ‘빨간’ 표시는 돼 있지 않지만 수년 전부터 한식(4월 5일)과 단오(음력 5월 5일)도 쉬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북한의 달력에는 김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떠오른 3남 김정은의 생일인 1월 8일(금요일)에 ‘빨간’ 표시가 돼 있지 않은 것은 물론, 김 주석이나 김 위원장의 생일을 ‘탄생일’로 설명해놓은 것과 달리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대북 전문가들은 그러나 공식적인 후계자로 지명되면 김정은의 생일도 공휴일로 지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이한 것은 설과 추석, 김 부자 생일, 조선인민공화국 창건일 등은 2-3일 연휴지만 달력에는 당일 날 하루만 빨간 표시가 돼 있어 달력만으로는 북한의 ‘쉬는 날’을 정확히 셈하기가 어렵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