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내년 대량 아사 위기 노출”

북한이 올해 곡물 수확량 저조와 외부지원 중단으로 내년 대량 아사의 위기에 놓여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북 인권.지원단체인 ‘좋은 벗들’의 법륜 스님은 26일 오후 서울 정동 배재학술지원센터에서 열리는 평화재단 주최 ‘북한식량위기 가능성에 대한 전문가 진단토론회’ 발표문을 통해 “북한에서 아사가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는 수확량이 평년작 수준인 430만t이 돼야 하지만 올해 가을 생산량은 280만t에 그쳐 대량 아사 위기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 발표문에 따르면 올해 북한의 식량 수확은 도(道)별 생산량 189만t, 개인 소토지 생산량 30만t, 농민 보유식량 10만t, 교화소 및 관리소 생산량 15만t, 예비곡물 5-6만t, 이모작 생산량 30만t 등이다.

법륜 스님은 “여기에 중국으로부터 약 20만t, 국제식량계획(WFP)의 7만5천t을 포함한다 하더라도 총 307만5천t의 공급량 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이는 지난해 북한 정부의 공식발표인 450만t 생산량의 60%를 약간 웃도는 정도로,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 300만명의 아사자를 낳았을 때보다 더 심각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의 연간 식량 수요는 유엔 기준의 ‘정상적 생활’을 위한 수요량 640만t, 현재 북한의 ‘정상적 배급’에 해당하는 유엔 기준 최소량 520만t, 30% 정도의 주민에게 영양부족 상태가 나타나지만 아사가 일어나지 않기 위한 평년작 수준 430만t 등으로 추산했다.

법륜 스님은 “1996-98년 당시에도 북한의 식량 생산량은 250만-280만t 정도였고 외부에서 수입 및 지원 곡물을 포함하면 350만t 이상의 식량이 공급됐다”며 “그럼에도 300만명 이상의 아사자를 발생시킨 것으로 볼 때 내년도 식량위기는 대량의 아사사태를 몰고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내년부터 예상되는 ‘제2 고난의 행군’ 시기 대량아사는 1차 때처럼 갑작스럽게 닥치는 것이 아니라 점진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면서 “식량배급제 시스템에서 제외된 4순위 사회계층 중 장사를 하지 못하거나, 경작지가 없거나, 외부로부터 아무런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취약계층에서부터 식량 부족으로 시장에서 식량 가격이 폭등할 때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1990년대 식량난 후 북한 주민들이 장사와 뙈기밭 운영, 외부 친척의 도움 등으로 내구력과 생존력을 갖게 돼 갑작스런 아사 사태는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북한의 ‘배급순위’는 ▲당 중앙기관, 각급 당위원회 소속 구성원과 평양 중심구역에 사는 100만명(1순위) ▲군대를 포함한 기타 군사인원 150만명(2순위) ▲특급기업소 인원 400만명(3순위) ▲일반 주민 600만명(4순위) 등으로 나눴다.

법륜 스님이 배급제 밖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지적한 4순위 사회계층은 일반 주민 600만명을 일컫는다.

스님은 이어 “내년도 대량아사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적어도 150만t 이상의 외부지원이 있어야 한다”며 “이를 확보하기 위해 미국 50만t, 한국 50만t, 중국 20만-30만t, WFP 등 국제기구 30만t 이상이 제공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법륜 스님은 거듭 “북한의 식량 위기는 매우 분명하다”면서 “북핵 등 정치, 군사적 이슈에 매달려 북한 주민의 인도적 상황을 외면한다면 1995-98년의 대량아사보다 더한 참사를 빚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농촌진흥청은 지난 22일 올해 북한의 곡물 총 생산량을 지난해보다 1.3% 감소된 448만t으로 추정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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