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내년부터 시장기능 대폭 축소 시도”

북한이 2003년 시장기능을 확대해 전국에 설치한 ’종합시장’을 내년부터 대폭 축소하기로 해 그동안 극심한 경제난으로 인한 배급망의 붕괴 속에서 시장을 통해 생계를 이어오던 북한 주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인권단체인 ’좋은벗들’은 25일 북한 소식지를 통해 북한 당국이 지난 6일 북한 전역에 ’상업성 지시문 61호’와 ’도 지시문 23호’를 통해 “내년 1월부터 전국 (종합)시장을 모두 농민시장으로 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평양의 한 간부’는 이 지시에 대해 “내년부터 전국적으로 1일장(매달 1일, 11일, 21일 등 열흘만에 열리는 비상설 시장)으로 바뀌고, 앞으로 식량은 양정사업소에서, 공업품은 국영상점에서만 판매하도록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소식지는 소개했다.

이렇게 될 경우 북한은 2003년 “인민생활 개선”을 목표로 농산물 위주의 거래를 해오던 ’농민시장’을 확대해 공산품까지 사고팔 수 있도록 종합 소비품 상설시장 성격의 ’종합시장’을 전역의 시, 군, 구역에 만든 뒤 약 6년만에 ’시장기능 축소’로 회귀하는 셈이다.

좋은벗들은 논평을 통해 북한의 이런 조치는 북한이 처한 여건상 결과적으로 실패하게 될 운명인 채 주민들의 생계불안만 가중시킬 것이라며 북한 당국에 “주민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정책”을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좋은벗들은 이번 조치는 2005년 말 배급제를 재개하겠다고 했던 상황과 흡사하다고 지적했다.

시장에서 쌀 판매를 금지하고 양정사업소에서만 식량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하고, 종합시장을 농민 시장으로 전환해 식량을 제외한 잉여 농산물만 팔게 하고, 일용품과 공산품 등은 국가에서 지정한 수매상점에서만 거래토록 하는 것이라는 것.

또 2005년과 마찬가지로 올해 식량생산이 비교적 풍작인 것으로 알려졌고 국제정세의 호전으로 외부지원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등 배경도 당시 상황을 닮았다고 좋은벗들은 지적했다.

좋은벗들은 그러나 2005년 배급제의 재개는 결국 실패해 시장에서 쌀 판매가 근절되지 않았다며 이번 조치의 실패를 기정사실로 간주했다.

이 단체는 북한 당국이 “사회주의 경제체제를 위협하는 자본주의 경제활동 방식이 뿌리내리지 못하게 하겠다는 의도”와 “시장 유입 인구를 산업현장으로 돌려 사회 질서를 회복하려”는 목적에서 시장기능 축소 조치를 취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와 관련, 최수영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 주민들은 대부분 경제난 속에서 식량이나 생필품을 시장을 통해 구입하고 있는데 다시 농민시장으로 축소하면 생활 불편은 물론 생계에 위협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 위원은 또 “북한에 이미 시장이 크게 확산된 상태에서 이 조치의 시행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모르겠다”며 “북한 당국이 이를 무릅쓰고 강행하더라도 암거래 시장이 확산되는 등 부작용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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