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내각 산하 ‘민경협’ 黨 산하 ‘민경련’으로 귀속”

북한이 대남 경제협력을 통합관리해온 내각 산하 민족경제협력위원회(민경협)를 폐지하고, 민경협 산하에 있던 민족경제연합회(민경련)를 개편해 노동당 통일전선부 산하로 옮겨 대남 경협기구와 조직을 축소.개편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조봉현 기업은행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11일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일까지 평양대마방직 준공식 참관단으로 방북해 북측 대남사업 관계자들로부터 이같이 들었다”고 말했다.

조 연구위원은 “2004년 민경련 등 경협 관련 기구를 내각 산하의 신설 민경협으로 통합했다가 이번에 다시 조직개편을 통해 당 산하 민경련으로만 존속하는 것”이라며 “민경련 정책실을 대외사업국으로 개편하는 등의 결정이 최근에 나와 지금도 개편 작업이 진행 중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성일 민경협 부위원장이 다른 곳으로 옮겨 이번 방북단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으며 김재일 위원장이라는 인물이 그간 공석으로 있던 민경련 위원장을 맡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며 “경제분야 인물이 아닌 것으로 보여, 경제일꾼들이 주축 역할을 하던 대남 경협을 당이 직접 통제하고 남북경협을 정치적인 목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종래 민경협 아래에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사업의 대남창구 역할을 했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과 명승지개발지도총국에 대해서는 “민경련에 흡수됐는지, 별도로 운영되는지 확실치 않지만, 개성쪽은 민경련과 별도로 당이 관리하고 금강산은 민경련 아래 금강산관광총회사에서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조 연구위원은 “북측에서는 ‘남측과 경협을 할 이유가 있느냐’, ‘남쪽 경제에 압박을 가하겠다’ 등의 말까지 나왔다”며 “앞으로 남북관계가 좋아지면 경협기구가 복원될 여지는 있지만 경협기구 자체로도 비리가 많았던 점에 비춰 재개편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함께 평양을 방문했던 동명한 중소기업진흥공단 남북협력지원실장은 “경협기구 개편에 대해 북측으로부터 직접 듣지 못했지만 북측 관계자들이 민경협 소속임을 부인하고, 이와 관련한 말을 아끼는 등 변화의 조짐은 있었다”고 전했다.

역시 방북단의 일원으로 북측과 경협 방안을 협의하고 돌아온 임종천 대원 대표도 “북측 관계자가 ‘대남 경제 쪽을 축소하겠다. 조직이 내각에서 당으로 바뀌었다’는 등의 말을 했다”고 전했다.

2004년부터 등장한 민경협은 북한이 2005년 6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을 통해 설립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당시 통일부는 “북한 내각의 성급(省級)에 해당하는 기관인 민경협은 남북교류협력의 규모와 범위가 증가함에 따라 대남사업관련 조직을 정비할 필요성에 따른 것이며, 북한이 남북경협을 적극 활성화하려는 의지를 시사한 것”이라고 해석했었다.

이번에 민경협을 축소해 당 산하의 민경련으로 귀속시킨 것이 맞다면 북한이 남북경협 사업에 대한 축소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또 이는 최근 북한군부의 ‘개성공단 철수 발언’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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