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납북자 가둬놓고 ‘연락두절’ 통보했다”














허정수(56)씨가 같이 납북된 형 허용호씨와 함께 북에서 결혼한 부인들과 찍은 사진. 위 왼쪽이 허용호 씨, 오른쪽이 허정수 씨. ⓒ데일리NK
이번 추석 이산가족 상봉행사에서는 ‘특수 이산가족’ 이름으로 만났던 국군포로·납북자 가족들에게 이목이 집중됐었다.

그러나 남측이 생사확인을 신청한 납북자 12명 중에서 북한을 통해 ‘생사여부-연락두절’ 통보를 받은 천왕호 선원 허정수 씨(56·1975년 8월 동해서 납북) 가족은 침울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북한이 사망이나 확인 불가능이 아닌 ‘연락두절’을 통보해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또한 최성룡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는 허 씨를 만난 소식통이 7월 자신과 남측의 가족에게 보낸 이메일을 공개하며 허 씨가 최근까지 남측의 가족에게 소식을 알려왔다고 주장했다.

최 대표의 주장이 사실일 경우 북한은 생존해 있는 것이 분명한 납북자의 행방을 알 수 없다며 무책임한 통보를 한 것으로 그 책임을 면하기 힘들어 보인다.

최 대표는 또 허 씨가 탈북을 시도하다 현재 거주지인 함경남도 단천시 직절동에서 인민보안성(경찰)에 체포돼 구금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허정수 씨와 함께 납북된 형 용호 씨는 이미 2001년 11월 사망했고 정수 씨도 올해 들어 병이 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최 대표가 공개한 이메일에서 소식통은 “허 씨가 (체포되기 이전) 감시 속에서 나날을 보내고 있고 하루만 출근하지 않아도 인민반장이나 담당이 와서 확인하는 상태”라며 “그는 (고령의) 아버지가 아직 살아 있다는 소식을 듣고 ‘고향으로 돌아가고픈 생각이 더 간절해졌다. 죽어도 부모 형제를 만나고 죽겠다. (병 때문에) 얼마 남지 않은 여생이 두려울 게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허 씨의 아버지 허성만 씨(92)는 8월 초 ‘니가 보고 싶어 중국에 와 있다. 빨리 만나자’며 자신의 사진을 동봉한 친필편지를 보내 탈북시키려 했으나 그 후 연락이 끊긴 것으로 전해졌다.

허 씨 가족은 이번 추석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통해서라도 허 씨를 만나기 위해 상봉 신청을 했지만 북한에 ‘연락 두절’이라는 통보만을 받았을 뿐이었다. 이에 대해 최 대표는 “허 씨가 탈북을 시도하다 북한 당국에 적발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버지 허성만 씨가 북에 있는 허정수 씨에게 편지를 보냈지만 전달되지 못했다. ⓒ데일리NK
최 대표는 또 이번에 북한이 ‘생사여부-확인 불가능’이라고 통보한 안승운 목사(65)가 1997년경 평양 봉수교회와 칠골교회 예배에 참석해 눈물을 흘리는 장면을 담은 동영상을 북한 관계자를 통해 입수해 언론에 공개했다.

안 목사는 1995년 중국 옌지(延吉)에서 탈북자를 돕는 활동을 하다 납북됐다.

이 동영상에서 안 목사는 교회 예배에 참석해 굳은 표정으로 주위를 살피고 눈을 감은 채 찬송가를 부르다 눈물을 닦는 등 괴로운 표정들이 역력해 보였다.

특히 참석자들과 손을 잡고 ‘우리의 소원’을 부를 때 고개를 떨어뜨리고 괴로운 눈빛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최 대표는 “북한 국가안전보위부가 찍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최 대표는 “납북자 문제는 더 이상 정치적으로 다뤄져서는 안된다”며 “납북자 가족들이 원하는 것은 정부가 이산가족과 납북자는 분리해서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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