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남북 선박 충돌 어떻게 처리할까

북한은 전례에 비춰 이번 남측 모래운반 선박과 북측 어선간 충돌 사고 처리를 보험사에만 맡기지 않고 남측 선사와 직접 해결을 요구하고 나설 가능성이 커 보인다.

1999년 3월 인도양에서 현대상선 소속 현대듀크호와 북한의 만폭호가 충돌해 만폭호가 침몰하면서 만폭호 선원 39명중 37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을 때 현대측에서는 국제관례에 따라 보험사를 통해 처리하려 했으나 북측은 “동포애는 오간 데 없는, 신뢰를 저버리는 처사”라고 반발했었다.

특히 북한의 묘향해운용선중개회사는 사고 발생 나흘만에 대변인 담화를 통해 “쌍방의 당사자들이 동포애와 인도주의적 입장에서 문제를 순조롭게 해결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인정한다”고 말해 북한과 현대측 양자간 직접 해결 입장과 손해배상 요구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현대측은 보험사들간 협의에 ‘중개자’로 나서 600만달러의 보험금 지급에 합의하고 이 돈을 보험사에 앞서 먼저 북측에 지급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북측은 이번에도 보험사를 통한 해결 방식보다는 남측의 선사가 직접 나서는 방식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작년 1월에도 서해상 북한 해역에서 남측 모래운반선 현성호와 북측 어선이 충돌해 북측 선원 4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해 지금까지 남북 양측 선사끼리 3차례 협상을 벌였으나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여전히 선사간 입장 차이가 있지만 입장을 좁혀가고 있다며 이번 사고 해결에서도 “당장 남북 당국이 개입할 필요는 없고 결국 선사끼리 협의를 벌이고 보험사가 나서는 순서로 협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해배상 문제 외에 북측 당국의 충돌사고 조사와 남측 모래운반선과 선원의 신병 처리 방향도 현재 남북관계의 경색 국면과 관련 주목거리다.

남북간 체결된 해운합의서는 해양사고가 발생했을 때 인명과 재산 구호.보호 및 해양 오염방제 등에 관한 응급조치를 명시하고 있으나 사고조사 등 구체적인 해결 절차는 규정해놓지 않았다.

그러나 이에 관한 일반적인 국제 관례가 있으며, 실제로 작년 1월 현성호 충돌 사고 때 북한 당국은 현성호를 인근 북측 항구에 피항시키고 조사를 마친 뒤 이튿날 저녁 선박과 선원 모두를 남측에 돌려보냈었다.

따라서 이번에도 북측이 기본적인 조사를 마치면 가장 빠른 시일내에 남측 선박과 선원의 무사귀환을 보장해야 한다.

남북해운합의서는 “남과 북은 선원과 여객의 신변안전과 무사귀환을 보장한다”고 명기하고 있다.

다만 현재 남북 당국간 관계가 과거처럼 원활하게 소통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의 조사문제를 둘러싸고 남북 양측이 팽팽하게 대립하는 악재까지 겹친 상태이기 때문에 북측이 현성호 때처럼 신속히 돌려보낼지 혹은 조사를 구실로 선박과 선원을 장기간 억류할지 주목된다.

그러나 북측이 남북해운합의서를 위태롭게 할 경우 북측 입장에선 경제적 효과가 큰 제주항로 이용도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할 것이기 때문에 북측이 해운합의서를 먼저 지키지 않는 행위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번 사고는 해상에서 일상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성격이므로 현재 처리중이거나 과거 처리한 관례대로 처리하면 될 것”이라며 “남북간 의견 차이가 생긴다고 하더라도 국제적인 기준이 있는 만큼 어떤 식으로든 큰 분쟁없이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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