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남북 민간교류 ‘8·15 이전, 9·20 이후’에 하자”

북한이 교류협력을 진행 중인 남한의 한 대북지원단체에 “큰 행사는 8월15일 이전이나 9월20일 이후에 하자”는 뜻을 전달해 배경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24일 대북지원단체인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에 따르면, 운동본부측은 당초 다음달 21일 평양에서 북한과 함께 ’정성의학종합센터’ 종합품질관리실 준공식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북측이 이런 의사를 전달해와 상호 합의해 행사를 9월20일부터 23일 사이에 갖기로 했다.

양측이 일정 조율을 하는 과정에 북한은 지난 12일 대남기구인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 명의로 운동본부측에 팩스를 보내 “8월15일 이전이나 9월20일 이후에 행사를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과 함께 준공식을 예정보다 앞당겨 8월12일 갖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러나 운동본부측은 “일정상 8월12일에는 준공식이 어렵다”는 의사를 표시했고 북측이 지난 16일 “9월20일에서 24일 사이”에 갖는 방안을 제시한 데 이어 19일 “준공식을 9월20일부터 23일 사이에 하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날짜에 어렵다면 편리한 날짜를 선정해 알려주되 9월20일 이후로 돼야 한다”라는 내용이 담긴 팩스를 보내와 조율 끝에 9월20일~23일 사이에 준공식을 갖기로 합의했다.

운동본부 관계자는 “9월에는 후원자와 회원, 본부 및 관련기관 관계자 등 150명이 방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이 지난 11일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 이후 남측의 민간단체에 대규모 방북단이 참여하는 교류사업 일정의 연기를 요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북측이 광복절과 북한의 정권 수립일(9월9일)을 각각 기준 삼아 그 이전과 이후로 남측 단체의 방북일정을 조율한 것과 관련, 전문가들은 북한이 올해 정권수립 60돌을 맞아 대규모 행사가 예정돼 있는 만큼 행사 준비와 더불어 남측 인원의 대규모 방북에 부담을 갖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남북관계 경색에 따른 ’일종의 냉각기’, ’베이징올림픽 특수를 고려한 것’ 등의 다양한 해석을 내놓았다.

김근식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8.15’에서 ’9.9절’ 사이에 자체 행사가 있을 텐데 그 기간에 남측 사람들이 대규모로 방북하는 것은 부담스럽게 느꼈을 가능성이 있고, 체제 선전에 썩 효과가 없다고도 생각했을 수 있다”며 “북측은 이 기간 ’대내 선전’에 치중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며 ’9.9절 준비’와 ’대내선전 강화’에 무게를 뒀다.

그는 “남측과는 매년 광복절에 민간대표단 공동행사를 했지만 올해는 갖지 않기로 합의한 상황에서 그 기간에 남측의 일개 민간단체가 오는 것은 별로 내키지 않을 수도 있다. 오히려 대표적 공연인 ’아리랑’ 공연이 정점에 이르는 시점에 주민을 상대로 대내 선전을 강화하려는 측면도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연철 한겨레평화연구소 소장은 “현재 남북관계가 교착 상태에 빠져있기 때문에 그런 분위기와 환경을 감안해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는 것일 수 있다”며 일종의 ’냉각기’를 염두에 둔 행동일 수 있다고 봤다.

그는 또 “’올림픽 특수’를 감안한 것일 수도 있다”며 “북한은 베이징 올림픽 기간에 중국을 방문했다가 북에 찾아오는 사람들의 ’특수’를 준비해 왔고 ’아리랑’ 공연도 그 시기에 있다”며 “남측 방북단이 없어도 재미동포나 조총련 등 해외동포들로도 ’수요’는 있다는 것”이라며 ’9.9절’과 ’올림픽 특수’가 ’남측 대규모 방북단’의 대체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풀이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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