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남북회담서 핵논의 꺼려

북한이 남북 실무회담 개최를 통해 남북당국간 대화의 재개의지를 보임에 따라 그동안 위기가 고조되던 핵문제가 가닥을 잡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일단 북한의 남북대화 복귀가 곧바로 북핵 위기의 해소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대화를 통한 핵문제 해결이라는 명제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북한이 남북회담을 통해 핵문제의 돌파구를 열기에는 양쪽 모두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2002년 10월 2차 북핵문제가 불거진 뒤 열린 수 차례의 남북 당국간 회담에서 보여준 북한의 태도와 입장은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열린 제13차 장관급회담의 경우 남측은 향후 열릴 2차 6자회담에서 북측이 전향적 자세를 보일 것이라는 요지의 문구를 명시할 것을 요구했으나 북측은 완강히 거부했다.

이 회담에서는 결국 “남과 북은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하여 제2차 6자회담이 결실있는 회담이 되도록 협력하기로 했다”는 원칙적인 내용을 담았다.

이에 앞서 2003년 10월 열린 제12차 장관급회담에서는 보다 분명하게 핵문제에 대한 북한의 원칙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당시 남측은 첫 전체회의에서 북한의 핵관련 상황악화 발언 자제 및 조속한 2차 6자회담 수락을 요구했으나 김령성 북측 단장은 “핵문제는 전적으로 미국의 태도 여하에 달려있다”며 “이 문제는 더 이상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지 않겠다”고 외면했다.

북핵문제는 기본적으로 북ㆍ미간에 풀어야 할 문제라는 점을 확고히 한 것이다.

이같은 전례로 볼 때 이번 회담에서도 핵상황의 악화 중단과 조속한 6자회담 복귀를 촉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북측은 이에 대해 원칙적인 입장을 피력하는 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북측이 회담을 제의한 14일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의 CNN 대담을 거론하면서 “자신이 말했던 ‘주권국가 인정’이요 한 것들이 다 우리 제도전복 기도를 감추고 여론을 기만하기 위한 술책이었다는 것을 스스로 폭로했을 뿐”이라고 강조한 것도 결국 핵문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미국에 대한 압박인 셈이다.

특히 장관급회담 권호웅 북측 단장은 14일 남측의 수석대표인 정동영 통일부 장관에게 보낸 전화통지문에서 “우리 쌍방은 어떻게 하나 6ㆍ15공동선언의 근본정신인 우리 민족끼리 이념에 충실하여야 한다”며 ‘북남관계를 하루빨리 정상화하려는 염원’에 입각해 회담을 제의한다고 밝혔다.

이번 실무회담이 핵문제보다는 비료지원과 이산가족 상봉 등 인도적 문제, 군사회담 및 경제회담 등 정체된 당국 간 회담재개, 6ㆍ15 5주년 기념행사 지원 등 남북관계 정상화에 초점을 두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봉조 통일부 차관이 브리핑을 통해 이번 회담의 초점이 남북관계 정상화에 맞춰져 있음을 설명하면서 핵문제에 대해서는 ’현재 상황에서 핵문제에 대해 우리 입장을 남북 회담채널을 통해 전달하고 국제사회 흐름을 이해시키는 노력’으로 한정한 것도 이같은 북측의 입장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남북당국 간 회담 재개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할 것은 분명해 보인다.

북한의 뉴욕채널을 통한 ’폭정의 전초기지’ 해명 요구에 대해 미국은 국무부 관리가 한성렬 주유엔 차석대사와 전화접촉으로 대응함에 따라 남북 당국 간 대화는 북핵문제 해결의 촉진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은 “모처럼 맞이한 기회를 잘 포착해 남북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면서 남북관계가 더 이상 경색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핵문제를 남북관계와 연계시키지 말고, 병행해서 해결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확고히 견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남북관계 발전을 통해 핵문제 해결에 기여한다는 병행전략을 써야 하며 연계 전략은 결코 도움이 안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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