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중앙방송은 15일 ’역사적인 평양상봉의 나날에’라는 제목으로 남북정상회담의 일화를 되돌아보는 프로그램을 방송했다.
이 방송에 따르면 2000년 6월 14일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이에 열린 두 번째 회담은 당초 김 위원장의 집무실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김정일 위원장의 깍듯한 예의로 백화원영빈관으로 바뀌었다.
두번째 만남에서 김 전대통령은 현관에서 김 위원장을 맞이해 찾아와 준 데 대해 감사를 표시하자 김정일 위원장은 “젊은 사람이 찾아오는게 도리”라고 말하며 웃었다고 중앙방송은 전했다.
중앙방송이 전한 두번째 일화는 공동선언 합의후 김 전 대통령과 손을 맞잡아 올리는 사진을 찍을 때의 일.
사상 첫 정상회담을 취재하는 열기가 뜨겁던 당시 그 장면을 놓친 일부 기자들이 불만을 표시하자 김정일 위원장은 “배우역을 해달란 말이지. 출연료는 얼마나 주겠는가”라고 말하면서 크게 웃었다.
이어 김 위원장은 김 전 대통령에게 “배우노릇 한번 더 하자”며 탁자로 가서 포즈를 다시 취했다.
조선중앙방송은 이 장면에 대해 “우리 장군님은 조국통일의 유익한 일이라면 그 무엇도 마다하지 않으시는 위대한 분”이라고 평가했다.
이 방송은 또 목란관에서 열린 답례연회에서 서로 다른 탁자에 앉아있던 김 전대통령과 이희호 여사를 두고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또 이산가족을 만들자는 것이냐”고 물었던 사례를 소개했다.
김 위원장은 “그래서 대통령이 이산가족 문제에 그다지도 관심이 많으신 모양”이라며 이 여사를 자기 옆자리에 앉혔고 당시 좌중에서는 웃음이 그칠 줄을 몰랐다고 이 방송은 회고했다.
중앙방송은 이 같은 일화가 김정일 위원장의 넓은 도량과 포용력, 동포애, 인간미, 유머 감각, 소탈한 풍모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