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남북교역 중단 후 中주문 생산”

정부가 천안함 사건에 따른 후속조치로 대북교역을 중단하자 곧바로 북한이 중국기업들과 계약에 성공한 것으로 1일 전해졌다.

대북 소식통은 이날 “대북위탁가공업체들이 지난 5월24일 ‘천안함 조치’로 원.부자재를 반출하지 못한 뒤 북한 공장들이 중국에서 주문받은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며 “중국기업들이 북한과 계약한 위탁가공제품은 대부분 유럽으로 수출될 물량”이라고 밝혔다.

한 대북위탁가공업체 관계자도 “지난 6월 말 통일부가 이미 계약한 대북 원.부자재에 한해 반출을 허용한 뒤 북측에 연락했는데 벌써 중국업체와 계약한 상태였다”며 “북한이 중국의 주문량을 먼저 생산하겠다고 해서 우리 제품의 납기를 맞추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정부가 대북위탁가공업체들에게 교역중단의 유예기간을 주기까지 한달이 걸렸고 이 기간에 북한 공장들이 중국 업체와 계약을 체결했다는 얘기다.

중국이 빠르게 한국 업체들의 빈자리를 차지한 것은 자국 내 인건비 부담이 커진데다 북한이 거래처 확보에 적극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북측 공장 관계자들은 남북교역 중단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고 최근 중국의 접경지역인 단둥 등지에서 계약을 많이 성사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위탁가공료를 많이 주는 남측과 거래를 유지하고 싶어하지만 계속 공장을 가동하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중국 물량을 확대하고 있다는 게 대북 소식통들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의 천안함 조치가 당초 기대한 만큼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통일부는 일반교역, 위탁가공업 등의 남북교역 중단으로 북한이 연간 3억 달러 정도의 경제적 손실을 볼 것으로 추정하지만 북한과 중국의 경제협력이 커지면서 손실액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한 대북 전문가는 “남북교역이 중단돼도 북한은 중국 때문에 그럭저럭 공장을 유지할 수 있지만 우리 업체들은 문을 닫을 위기에 놓일 만큼 타격이 더 크다”며 “특히 오랫동안 쌓아온 남북 경협의 신뢰가 깨질 수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