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남북교류협력에 목매나

북한이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로부터 고립이 심화되는 가운데 남북경제협력에 목을 매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는 1일 “금강산관광 대가의 현물 지급 등을 포함한 사업방식의 변경은 논의할 가치조차 없다”고 못박고 “이 같은 사태가 조성된다면 해당한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다”는 경고까지 했다.

6자회담 복귀 선언이란 모처럼의 ‘해빙 무드’ 속에서 북한의 이같은 반응은 뒤집어 보면 경협 차질 가능성에 대한 북한의 초조감을 반영하고 있는 셈이다.

유엔의 대북제재결의안 채택 이후 각국이 제재 대열에 동참하는 가운데 남북경제협력까지 끊기면 북한은 완전히 고립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북한이 핵실험을 한 직후인 지난달 11일 남북경제협력문화재단 대표단이 방북했을 때 북측 관계자들이 “와 줘서 고맙다”고 말을 한 것도 남북교류에 대한 북한의 속마음을 보여준다.

지난달 20일 개성공업지구 관리위원회 창립 2주년 기념식에서 강용철 중앙특구개발총국 부총국장이 “우리는 개성공업지구 건설을 하루빨리 완성해야 할 중대한 사명을 안고 있다”고 밝힌 대목도 이같은 연장선에서 이해할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의 대남관계자들은 핵실험 이후 방북하는 남쪽 민간단체 대표들에게 사업 유지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다”며 “사업이 끊어질까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 같다는 것이 방북자들의 전언”이라고 말했다.

특히 개성공단에서도 북한은 사업의 속도를 끌어올리자는 입장을 계속 피력하고 있는 반면 우리쪽에서는 대북제재 결의안 등을 감안해 속도조절을 하는 형국이다.

왜 북한은 남한과 경제협력에 목을 매는 것일까.

이런 가운데 남북간 경제협력사업은 만성적인 외화부족에 시달리는 북한의 무역적자를 보전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영훈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 과장은 지난 8월 발표한 ‘북한무역이 북한경제에 미치는 영향’ 제목의 논문에서 “남북교역에서 얻는 외화소득은 중국과의 무역에서 적자를 보전하는 정도”라며 “북한의 대외거래에서 발생하는 부족한 외화의 5분의2 정도를 해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남북한 교역에서 외화지불이 수반되는 거래성 교역을 통해 북한이 거둔 외화소득은 2000년부터 2005년까지 연평균 1억5천만달러이고 여기에 금강산관광을 통한 수입과 개성공단 근로자의 수입, 기타 방북관련 수입을 합하면 2억 달러 내외가 된다.

반면 중국과의 무역에서 북한은 해마다 2억달러 정도의 적자를 보고 있다.

결과적이지만 남북교역을 통한 북한의 흑자는 중국과의 교역에서 발생한 적자를 메우는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라는 분석이다.

이 과장은 “북한의 연간 무역적자규모는 5억달러 정도로 파악되지만 국제사회의 대북지원 등도 수입으로 집계되는 점을 감안하면 3억∼4억달러 정도일 것”이라며 “이중 중국과의 무역적자액인 2억달러 정도를 남북교역에서 보전하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 남북교류를 통해 벌어들인 돈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개발비용으로 전용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남한으로부터 확보한 달러가 군부로 유입됐고 무기개발비용이나 군부대의 유지비용으로 사용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 군부가 미사일 등 무기수출로 매년 4억∼5억 달러를, 마약과 위조화폐 유통으로 3억∼5억 달러 등 음성적 불법거래를 통해 7억∼10억달러를 벌어들였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한 대북 전문가는 “돈에 꼬리표가 붙어다니지 않는 상황에서 어떤 돈이 어디에 사용됐는지를 알기는 어려운 일”이라며 “다만 현재 북한 경제 시스템과 경제상황 등을 감안할 때 남북교류협력을 통해 북한이 벌어들인 돈이 서민경제를 포함한 북한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수입과 지출의 균형을 중시하는 사회주의 경제의 특성상 남북교역을 통한 흑자는 중국 등과의 무역에서 발생한 적자를 메우는데 사용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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