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남북관계 `판흔들기’ 나섰나

북한이 서해교전 발발 사흘 뒤인 13일 서해 북방한계선(NLL)이 ‘무효’임을 거듭 선언하면서 “해상군사분계선을 지키기 위한 무자비한 군사적 조치”를 예고함에 따라 8월 이후 소강국면을 보내던 남북관계에 파고가 일고 있다.


인명피해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10일 교전에 대한 대응이라는 점에서 북측의 이날 입장 표명은 그리 놀랍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이미 북측은 올해 들어 ‘전면적 대결태세 선언’ ‘남북간 정치.군사적 모든 합의 무효화’ 등을 선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이 지난 8월 이후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실명 비난을 자제하는 한편 추석 이산상봉 개최, 억류 근로자 석방, 통행.체류 제한 해제 등 대남 유화적 조치를 잇달아 취해 왔다는 점에서 이번 위협을 ‘남북관계에서 더 이상 유화공세 일변도로 나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고로 봐야한다는 분석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즉 8월 이후 북미관계와 남북관계라는 두개의 바퀴를 동시에 굴려 보려고 대남 유화공세에 ‘올인’했지만 남측이 호응하지 않자 위협을 가미하는 방향으로 전술을 ’변형’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배경에는 남측이 개성.금강산 관광 재개 요구에 호응하지 않고 인도적 지원 요청에 옥수수 1만t을 제의한 것이나 정상회담 타진에 ‘핵문제 의제화’ 요구를 고수한 것 등에 대한 불만이 깔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이 시기상 미국이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 계획을 발표(한국시간 11일 새벽)한 뒤 대남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는 데 주목하는 이들도 없지 않다.


북한의 대남 유화조치를 북미대화를 위한 우호적 환경 조성을 위한 전술적 행동으로 보는 시각과 연결하면 북으로선 주전선인 북미대화의 ‘판’이 마련되자 남측에 ‘대화’와 ‘대결’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재촉하는 의미가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관심은 우리 정부의 대응으로 쏠린다.


북미대화를 앞두고 있는 북한이 완전히 ‘판’을 깰 수 있는 정도의 군사적 도발을 즉각 감행할 것으로 보는 이들은 적지만 ‘군사적 조치’를 예고한 이상 우리 정부의 대응을 봐가면서 제한적 수준의 후속 도발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해교전 이후 절제된 대응을 이어가고 있는 정부로선 향후 대응기조를 진지하게 재검토하게될 전망이다.


정부로서는 북미대화가 예고되고 북한이 ‘판’을 흔들기 시작한 것으로 보이는 만큼 남북관계에서 관망기조를 고수할지, 대화의 틀을 본격 가동할지 본격적으로 고민해야할 상황이기 때문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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