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남북경협 창구 민경련 조직 강화 추진

북한이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와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로 나뉘어 있던 남측 민간단체와의 협력 창구를 민화협으로 단일화하고, 민경련은 남측 기업의 투자나 교역 등 남북 경제협력 사업에만 주력토록 조직을 정비.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의 이 같은 움직임은 남북이 제2차 정상회담 때 남북 경제공동체를 지향하는 경협 사업을 논의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나와 주목된다.

민경련은 남측 기업의 투자나 교역 등 경제협력 사업을 총괄하는 기구로, 산하에 삼천리총회사, 개선총회사, 새별총회사, 광명성총회사를 둔 데 비해 민화협은 사회.문화.종교 등 각계 단체로 구성된 협의체로 남측과 사회문화 교류를 총괄하고 있다.

최근 평양을 방문하고 돌아온 한 민간단체 인사는 7일 “북측 민화협 관계자가 ‘민화협과 민경련이 함께 담당해 왔던 남측 민간단체 협력창구 기능을 민화협으로 단일화하는 것을 내부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북측의 민화협 관계자는 “아직 아무 것도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민경련과 협력사업을 추진 중인 남측 단체 관계자에게 “앞으로 자주 볼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남측 민간단체 인사는 전했다.

다른 민간단체 관계자는 “북측이 남북경협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는 남측 기업의 대북 투자 및 교역을 실무적으로 전담하고 있는 민경련의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순수 지원 성격이 강한 남측 민간단체와 협력사업은 민화협에, 남측 기업과의 상업적 경협 사업은 민경련에 전담시키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민화협과 협력사업을 추진해 남측 민간단체 방북은 대부분 일정대로 성사되고 있는 데 반해 민경련과 손 잡고 지원사업을 해 온 민간단체의 평양 방문은 줄줄이 연기되고 있다.

58개 단체로 구성된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북민협) 회원사 중 민경련과 협력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국제옥수수재단, 남북나눔공동체, 남북나눔운동, 월드비전, 장미회, 통일준비네트워크 6개 단체 가운데 국제옥수수재단을 뺀 5개 단체가 이달 초 방북을 각각 추진했으나 모두 연기됐다.

평양과 량강도 대홍단군 등 5개 지역에서 씨감자생산사업장을 운영하는 월드비전은 지난 5일 방북해 하반기 사업계획을 북측과 논의하려 했으나 초청장을 받지 못했으며, 영유아 지원사업을 진행 중인 남북나눔공동체와 주택지원사업을 추진 중인 남북나눔운동도 방북하지 못했다.

북한의 암 전문 연구기관인 의학과학원 산하 종양연구소를 지원하고 있는 장미회도 초청장이 오지 않아 지난 1일 예정했던 방북 일정을 8일로 미뤘으나 이마저 연기됐으며, 농업협력사업 논의 차 방북을 추진했던 통일준비네트워크도 초청장을 받지 못했다.

통일준비네트워크 관계자는 “개성에서라도 만나 사업을 논의하자고 거듭 제의했으나 이마저도 답변이 없는 상황”이라며 “민경련에 뭔가 사정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대북 식량구호 활동을 벌이는 국제옥수수재단도 이달 17일 방북할 계획이지만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반면 민화협과 협력을 통해 평양지역 간장.된장공장 지원사업을 하는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는 지난 5일 기술자 4명을 평양에 보냈으며, 한민족복지재단도 8일 농업협력사업 협의차 평양에 갈 계획이다.

한 단체 관계자는 “남측 기업들이 최근 수해 지원물자를 보내려 하자 북측 해당 기관들이 ‘물자는 우리가 찾아가겠지만 민화협을 창구로 해서 절차를 밟아달라’고 요청한 일도 있다”며 “경협이 아닌 인도적 차원의 교류창구를 민화협으로 단일화하는 작업이 상당히 진척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단체 관계자는 “민화협은 민경련에 비해 모니터링 범위가 적어 평양 이외의 지역을 돌아보기가 힘들다”며 “민화협으로 창구가 단일화돼 모니터링이 어려워진다면 대북 협력사업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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