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이하 조평통)는 30일 “남북간 정치군사적 대결 상태 해소와 관련한 모든 합의사항들에 대한 무효화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조평통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지난해 방미 중 이명박 대통령의 ‘자유민주주의체제하의 통일’ 발언, 북한인권, 대북 전단살포, 급변사태대비, 선제공격론 등을 거론하면서 “북남 합의사항들을 무참히 파괴, 유린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북한 노동당의 대남정책을 대변해온 조평통의 이번 성명은 지난 17일 ‘대남 전면대결 태세’를 선언한 북한군 총참모부 대변인 성명에 이은 것으로, 남북간 경색국면의 책임을 남한 정부의 전가하면서 한반도 긴장을 더울 고조시켜 정부의 대북정책 전환을 압박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조평통은 “북남 당국 사이에 지난 시기 채택된 합의들에는 서로의 사상과 제도존중 문제, 비방중상 중지 문제, 무력충돌 방지 문제를 비롯한 정치군사적 대결을 해소할 데 대한 문제들이 반영돼 있다”면서 “현실은 북남 합의사항의 그 어느 것 하나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형편에서 정치군사적 대결상태 해소와 관련한 북남합의는 아무런 의미도 없게 됐으므로 우리는 그 합의들이 전면 무효화되었다는 것을 정식 선포한다”고 주장했다.
조평통은 또 남북기본합의서와 부속합의서가운데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관련한 내용을 지적하면서 “북남합의 파괴책동으로 서해 해상 군사경계선 관련 조항들이 휴지장으로 되어버린 조건에서 우리는 그 조항들을 완전히 그리고 종국적으로 폐기한다는 것을 공식 선포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평통은 “기본합의서상 NLL 조항은 조선반도에서 군사적 충돌과 전쟁 위험성을 방지하고 평화를 지키기 위한 것이었지 결코 조선전쟁 교전 일방인 미국이 일방적으로 그어놓은 불법·무법의 ‘북방한계선’을 인정한 것이 아니었다”며 “그 합의의 기본취지는 서해 해상군사분계선을 하루빨리 공정하게 확정하여 분쟁의 불씨를 없애자는 것이었다”고 강변했다.
조평통은 “남조선 당국은 오늘에 와서는 그 유령선(NLL)을 절대화하면서 그것을 지키기 위해 무력충돌도 불사하겠다는 태세로 나오고 있다”며 “남의 집 마당에 제멋대로 금을 그어놓고 제집 마당이라고 우격다짐하는 어리석은 행위는 이제 더 이상 통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조평통은 또 현인택 고려대 교수를 통일부장관에 내정한 것은 “우리와 끝까지 엇나가겠다는 것을 세계 면전에 선언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끝으로 조평통은 “이제 북남관계는 더 이상 수습할 방법도, 바로잡을 희망도 없게 되었다”며 “북남 사이의 정치군사적 대결은 극단에 이르러 불과 불, 철과 철이 맞부딪치게 될 전쟁 접경으로까지 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6·15공동선언과 10·4선언까지 부정한 마당에 이제 그 무슨 대화에 대해 논할 여지가 있고 화해와 협력에 대해 말할 수 있겠는가”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