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나선무역지대법 개정…외자 유치 목적?

지난 1월 ‘라선특별시 승격’에 이어 북한이 라진선봉무역지대법(이하 라선지대법)을 개정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 지역의 대외완전개방 가능성이 본격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라선지대법은 라선경제특구에서 투자자의 활동을 보장하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라진-선봉지역은 1991년 자유경제무역지대로 지정됐지만 경제효과는 극히 부진했다. 그동안 이곳을 회생시키기 위해 북한 당국의 몇몇 조치들이 있어 왔지만 별다른 효과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왔다.


북한이 라선지대법 개정하는 등 이 지역에 다시 관심을 두기 시작한 것을 두고 ‘2012년 강성대국 건설’ 목표 달성 및 3대세습 기반 구축을 위한 돌파구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지난해 12월 김정일은 경제특구 지정 이후 18년 만에 처음으로 라선시를 방문했다. 최근에는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도  나선시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지며, ‘정책적 결정’ 이후 실무적 준비까지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가 이번에 입수한 나선지대법은 1월 27일 개정된 것으로 총 5장 45개 조항으로 구성됐다. 개정 나선지대법에서는 ‘투자분야와 투자장려부문’ ‘해외조선동포의 경제무역활동’ 등 6개 조항을 신설했다.


가장 눈에 띄는 신설 조항은 제8조 ‘해외조선동포의 경제무역활동’로 이미 기존법에서 외국투자가의 경제무역활동을 보장하고 있음에도 “공화국령밖에 거주하고 있는 조선동포도 (중략) 경제무역활동을 할 수 있다”고 명시, 중국 조선족과 재일동포 자본을 비롯해 한국자본의 투자까지 고려한 흔적을 보였다.


또 21조 ‘지대밖의 기관.기업소.단체와의 경제거래’ 조항도 신설하며 “라선경제무역지대의 기관.기업소,단체와 외국투자기업은 지대밖에 있는 공화국의 기관.기업소.단체와 경제거래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라선특구에서 생산된 물품을 평양, 개성 등 수요가 있는 곳에 판매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 셈이다.


이밖에도 3조 ‘투자분야와 투자장려부문’ 신설조항은 “투자가는 라선경제무역지대의 공업, 농업, 건설, 운수, 통신, 과학기술, 관광, 류통, 금융 같은 여러 분야에 투자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기존법규 수정을 통해 투자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확대하겠다는 내용도 확인됐다.


개정법에서는 “지대안의 기존 기업소득세률은 결산리윤의 14%로 한다”는 기존 내용을 유지하면서도 “국가가 특별히 장려하는 부문의 기업소득세률은 결산리윤의 10%로 한다”고 추가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북한의 라선지대법 개정 목적은 장기적으로 개성공단보다 규모가 큰 공단을 라선특구에 조성키 위해 취해진 조치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북한이 토지.노동력 제공하는 대신 외부로부터 기술.자본을 끌어 들여 개성공단식 경제특구를 나선지역에 추가로 조성, 외국기업의 북한 진출을 권장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개성공단 보다 값싼 노동력과 토지 임대료를 제시하고 세금 등 인센티브를 제공할 경우, 중국공단에 비교우위를 가져 외국기업 유치가 한결 수월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번에 확인된 개정법만으로 새로운 공단 조성을 연관 짓는 것은 너무 성급한 분석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과거보다 북한체제의 급변 가능성과 한반도 불안정성이 커진 상황에서 외국자본의 시설투자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분위기를 감지하고 있을 북한이 시설투자보다 자본 투자에 초점을 뒀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개정법 2조 ‘라선경제무역지대의 지위’에서는 “라선경제무역지대는 특혜적인 무역 및 투자, 중계수송, 금융, 관광, 봉사지역”이라고 밝혀 기존법에서 ‘투자’와 ‘관광’을 추가했다.


1993년 1월 만들어진 나선지대법은 이번이 5번째 개정으로, 1999년, 2002년, 2005년, 2007년에도 부분적인 보완 개정 과정을 거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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