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꽃제비, 수용시설서 강제노동…영양실조 걸리기도”

북한이 최근 시설에 수용된 꽃제비(부랑아)에게 강제로 노동을 시키는 것을 전해졌다. 또한, 꽃제비 수용시설 근무자들이 배급 식량 중 일부를 빼돌려 아이들이 영양실조에 걸리기도 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황해북도 소식통은 16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최근 단속원이 ‘먹을 것도 준다’며 꽃제비를 데려가는 모습을 봤다”며 “이렇게 아이들이 (정신적으로) 약하니까 잡아다가 농장에서 일을 시키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당국이) 작년 8월 배추 심으라고 (주민들을) 불러 모았을 때 (방랑자 숙소에 있는) 17~18살 하던 애들도 함께 동원됐다”며 “아이들이 일하고 자기들 먹을 남새(채소)를 챙겨가기는 했지만 동원돼 일하는 모습이 너무 불쌍해 보였다”고 전했다.

소식통의 말대로 북한이 18세 미만의 아동에게 강제로 노동을 시켰다면 유엔 아동권리협약의 강제노동 금지에 관한 조항을 어긴 것으로 볼 수 있다. 북한은 1990년 아동권리협약을 비준·발효한 당사국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아동권리 협약의 위반 여부에 대해서는 보다 면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권은경 반인도범죄철폐국제연대 사무국장은 “북한이 18세 미만의 아동에게 강제로 노동을 시키는 것은 아동권리 협약 위반의 소지가 있다”라면서도 “다만 꽃제비들이 18세 미만이었다는 것을 확인해야 하며, 노동의 강제성 여부나 정당한 대가가 지급됐는지를 확인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본지는 지난 6일 북한 꽃제비들이 최근 구걸에만 의지하지 않고 노동력을 제공하고 돈을 받는 등 기존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스스로 노동력을 제공하면서 돈을 버는 경우도 있는 셈이다. (▶관련 기사 바로가기 : 달라진 北 꽃제비…”노동력 제공하고 일당 받는다”)

또한, 꽃제비들이 수용되는 시설 환경이 매우 열악하며 영양실조에 걸리는 아이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어디 (중앙의) 방침 내려가는 곳은 형식적으로 해서 잘하지만, 실제 다른 곳 가보면 한심하고(형편없다) 감옥이나 다름없이 열악하다”며 “밖에 있으면 빌어먹거나 주어먹거나 하는데 방랑자 숙소에 들어가면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일하고 그래서 그런지 영양실조가 더 온다”고 말했다.

이어, 소식통은 “하루에 정량이 400g이라고 형식상으로 하는데 거기 종업원들 (일부를) 떼먹고 나머지를 아이들이 먹게 한다”며 “영양이 약해서(부족해서) 머리도 다 까시시하다(초췌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통일연구원의 ‘2018 북한인권백서’는 탈북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꽃제비들이 시설 및 환경의 열악성과 규율의 엄격성으로 인해 도망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한편, 평양에 꽃제비들이 보이지 않는 이유는 단속 때문이지 꽃제비 자체가 없어진 것은 아니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평양 등 대도시 이외의 지역에서 여전히 꽃제비들이 목격되고 있다는 것.

소식통은 “평양이나 (강원도)원산 등에는 꽃제비가 없는데 사실 없는 게 아니라 얼씬 못하니까 없어 보이는 것”이라면서 “지방의 역전이나 시장에 꽃제비가 많지는 않아도 어카다(우연히) 보이곤 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못 사는 지방에 가면 3, 4명씩 끼리끼리 몰려다니는 꽃제비들을 볼 수 있다”면서 “열 대여섯 살쯤 되는 애들도 있고 성인에 가까운 애들도 있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