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일 3주기’ 애도기간 아직 선포 안한 이유?

북한이 ‘김정일 3년상(喪)’이 보름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불구하고 김정일의 ‘선군’ 업적만 선전할 뿐 공식적인 ‘애도기간’은 선포하지 않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1주기(2012년) 때는 12월 1일부터 20일까지 애도기간으로 선포했는데, 올해는 아직 애도기간에 대한 얘기가 나오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여기(북한)에서 3년상을 아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면서 “아무런 지시도 내려오지 않고 (김정일 업적 관련) 학습, 강연만 하는 것을 보면 대대적인 행사는 하지 않고, 조용한 분위기에서 애도기간을 가질 것 같다”고 말했다.


김정일은 1994년 김일성 사망 당시 북한 전역에 ‘3년 애도기간’을 선포하고, 최고 자리 승계도 미룬 채 김일성의 ‘유훈통치’를 실시했다. 국내 입국 탈북자들에 따르면 김일성 3년상 당시 애도기간은 열흘 전 정도부터 진행했다.   


노동신문도 김정일의 ‘선군’ 업적만 선전할 뿐, 애도기간과 관련해선 언급하지 않고 있다. 신문은 이날 1, 2면에 걸쳐 김정은이 ‘새 년도 전투정치훈련에 진입한 인민군 제963군부대 직속 포병중대를 시찰했다’고 전했다. 애도 관련 소식은 보도하지 않았다.


북한은 해마다 12월 1일부터 전군에 ‘새 년도 전투정치훈련 과업에 대하여’라는 명령문을 ‘최고사령관’ 명의로 하달한다. 최고사령관인 김정은이 훈련 첫날 군부대를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김정일 시대에는 보기 드문 일이다.  


최고사령관 명령문에 따라 모든 군부대와 노농적위대, 교도대, 붉은 청년근위대 등 민간 무력까지 훈련에 돌입한다. 전투정치훈련은 12월 초부터 이듬해 초까지 진행되는 북한군 동계 훈련의 일부로, 정치사상 교육이 중심이다. 훈련은 1, 2기로 나누어 약 8개월간 진행한다.


소식통은 전투정치훈련에 대해 “첫날과 첫 주간이 가장 중요하다”며 “훈련에 돌입한 부대 군인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활기찬 노래와 함께 행진을 하고, 정해진 군중문화 시간에는 차례로 노래를 부르며 사기를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훈련이 1일 시작됐고, 장기간 훈련에서 첫 주간이 군인들의 사기충천을 위해 중요한 시기인 만큼 김정일 3년상 애도기간을 늦춘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애도기간’ 중에는 모든 유희가 금지되고, 추모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해 훈련이 시작되는 첫 주를 피해 애도기간을 선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훈련 첫날, 부대 고위급 지휘관 몇 명은 중대 군인들과 ‘병사생활’을 함께 하고 인민무력부와 군단급 상급지도기관은 산하 부대들에 지도원 자격을 가진 군관들을 파견해 훈련 분위기 고조에 박차를 가하는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또 공장 기업소들의 연말연시 성과를 독려하기 위한 사업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12월은 올해 경제과업 관철을 위한 마지막 ‘총 돌격전’ 시기로 볼 때 애도기간을 선포하지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할 때 ‘김정일 3년상’ 애도기간은 이르면 오는 10일쯤을 전후해 시작할 것이라고 소식통은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