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일 2주기 추모 ‘개인별·가족별로 하라’ 지시”

김정일 사망 2주기를 맞은 북한 전역에서 추모행사가 비교적 차분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내부 소식통이 17일 알려왔다.


북한 양강도 소식통은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이른 아침부터 꽃을 들고 참배하기 위해 기념탑(보천보전투승리기념탑)에 오르는 주민들과 아이들로 기념탑 주변에는 사람들로 붐빈다”면서도 “지난해는 조직적인 추모행사로 집단적으로 애도행사를 진행했었는데 올해는 집단적인 추모 행사는 없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당초 이번 추모행사는 기념탑에서 진행하기로 되어 있었지만 눈이 많이 내려 진행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직장별로 추모식을 ‘각자 개인별, 가족별로 하라’는 포치(지시)가 전달돼, 대부분 주민들은 개인별로 기념탑에 올라 인사를 하고 있다”고 현지상황을 전했다.


다른 소식통은 “대학생들과 고등중학생들 중심으로 혜산 광장에 모여 추모행사를 조직적으로 진행한다고 들었는데 아침 10시가 지나도록 별다른 포치도 없고 모이는 사람들도 없다”면서 “눈이 많이 왔기 때문에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은 또 “지난해 (김정일 사망) 1주년 때에는 추모행사에 사용할 꽃을 무조건 생화로 만들라고 지시했었는데 올해는 그냥 종이로 만든 꽃도 된다고 해 종이꽃을 가지고 갔다”면서 “최근 장성택 사건으로 주민들은 ‘더 잘하려고도 하지 말고 하라는 대로 하는 것이 상책이다’며 참배만 하고 집으로 가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특히 “애도기간이 선포되면서 술을 마시고 주정(주사)을 하거나 경비를 잘 서지 못해 사건사고를 발생시키는 자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처벌한다고 말해 직장들에서는 경비인원을 증가하고 교대로 구간순찰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생화를 마련한 곳은 당, 국가기관들과 기관기업소들로 이곳에서만 생화로 참배를 진행하고 있고 대부분의 주민들과 학생들은 종이꽃으로 참배하고 있다. 국가 전반적인 분위기가 너무 조용하게 진행되고 있어 주민들은 오히려 무엇인가 있는 것이 아닌지 우려하기도 한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한편 북한 노동당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일 추모관련 우상화 글을 다수 게재했지만 평시와 같이 6면으로 기사를 편집해 내보냈다. 이는 지난해 17일 지면을 6면에서 8면으로 늘리고 전체 기사 39개 중 38개의 기사로 김정일의 우상화 및 추모 분위기를 띄웠던 것과는 대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