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일 이후’ 중심은 노동당”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가 등장할 때는 국방위원이 아니라 노동당 기관의 직함을 이용하거나 국방위원회가 아닌 새로운 국가권력기관을 만들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고재홍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이 4일 주장했다.

고 연구위원은 이날 북한연구학회, 통일연구원, 고려대 북한학연구소가 고려대에서 연 공동학술회의에서 ‘북한 국방위원회의 위상과 향후 북한의 권력구도 전망’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하면서 “국방위원회는 실질적 최고 권력기구가 아니라 김정일의 국가권력 행사를 지원하는 집단적 국가기구에 불과하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그는 군간부 인사 및 군사칭호 수여와 관련한 국방위원회의 단독 결정이나 명령 사례가 거의 없으며, 북한주민의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단독 ‘감사문’이 1998년 이후 1건도 없는 점 등을 들어 국방위원회의 위상을 설명했다.

이에 따라 “김정일의 갑작스러운 유고시 국방위원회는 유명무실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그는 주장하고 “과거 김정일이 (김일성의) 국가주석직을 고사한 것과 마찬가지로 후계자도 (김정일의) 국방위원장직을 고사하고 새로운 국가기구를 내세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이 경우 “후계자의 직책에 ‘일체 무력의 지휘통솔권’을 부여하는 헌법 개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남북한관계연구실장도 ‘포스트 김정일시대 북한 권력체계의 변화와 전망’이라는 제목의 발표에서 북한을 실질적으로 통치하는 최고 권력기구는 국방위원회가 아니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라며 ‘포스트 김정일 체제’에서도 당 중앙위 정치국이 권력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은 당이 국가기구와 군대를 지도하는 당.국가 체제인데 남한의 전문가들과 언론은 북한 노동당과 국가기구인 국방위원회의 위상을 대등하게 취급하거나, 국방위가 당보다 더 중요한 최고 권력기관으로 간주하는 오해가 일반화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과거 남한의 군부통치 경험을 북한에 투영한 ‘남한 중심주의’적 편견으로 북한을 이해하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하고 “북한은 노동당 지도부가 당.군.정 요직을 겸직해 권력기관을 장악하고 있으며 당 중앙위원회 비서들과 전문부서의 부장들 또는 제1부부장들이 북한을 실질적으로 움직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포스트 김정일 체제’와 관련, “가까운 미래에 국방위원회를 비롯해 북한의 어느 조직도 당중앙위원회 비서국과 전문부서를 대체할 수 없기 때문에 포스트 김정일 체제도 당이 중심이 될 것”이며 “당 중앙위 정치국이 지금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다만 현재 어느 엘리트도 당.군.정을 통합 관리하지 못하기 때문에 누가 차기 지도자가 돼도 김정일과 같은 절대 권력을 향유하기는 어려울 것”이며 “최고 지도자의 절대권력을 정당화해 온 북한의 정치문화상 단번에 현재의 중국과 같은 집단지도체제로 바뀌는 것을 기대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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